IoT 시대 도래 실감… 삼성·LG전자 전시장 ‘북새통’

막내린 라스베이거스 CES 해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지난 9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CES에서는 세계 150개국의 3600개 기업이 2만여개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을 찾은 인파는 나흘간 17만명에 달했다. 올해 CES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해 봤다.

◆가전의 미래, IoT

올해 CES의 최고 화두는 단연 ‘사물인터넷’(IoT)이었다.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 스마트 기기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인 IoT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좀 더 현실화한 IoT 기술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주요 기업들은 부스에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코너를 따로 마련하는 등 IoT가 구체적으로 실현된 모습을 시연했다. 이 중 LG전자는 ‘스마트씽큐허브’를 최초 공개했다. 원형통 모양의 스마트씽큐허브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는 홈 게이트웨이 역할을 한다. 세탁기에서 빨래가 끝나면 “세탁이 완료됐습니다”라고 안내하는 등 가전제품 상태에 맞춰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구글 캘린더에 입력한 일정이나 날씨 등의 정보도 화면과 음성으로 제공한다.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지름 4㎝의 원형 탈·부착 장치 ‘스마트씽큐센서’도 공개했다.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6’에서 LG전자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가득 차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삼성·LG, TV ‘화질전쟁’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 분야에서는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만드는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기술이 키워드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HDR TV를 활용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기술력을 과시한 가운데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은 물론이고 중국업체까지 대거 HDR TV를 선보였다.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6’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가득 차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특히 삼성은 2세대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UHD’ TV를 공개했다. HDR 기술과 반사광을 제로에 가깝게 흡수하는 울트라블랙 기술이 적용됐으며, 단 하나의 나사도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360도 디자인을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LG는 65형(화면 대각선 길이 1.65m)과 78형의 ‘시그니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새로 공개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촬영한 우주영상 등 다양한 HDR 영상을 시연했다.

◆자동차, 드론…가전 넘은 혁신 제품들 눈길

CES는 본래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이 주인인 행사였지만, 최근에는 기술 융·복합으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특히 자율주행 기술 등을 내세운 ‘스마트카’가 큰 관심을 받았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벤츠, BMW, 기아차 등 9개 자동차 제조업체와 115개 자동차 전자장치 부품 업체들이 CES에 참가한 가운데 전자업체 전시장에서도 스마트 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파나소닉은 부스 중앙에 테슬라 전기차를, 삼성전자는 BMW 전기차를 각각 전시했으며, 퀄컴과 에릭슨 등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를 선보였다.

포드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제휴해 자동차에서도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기아차는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목표를 밝히고 전기차 기반의 ‘쏘울’을 선보였다.

아울러 가상현실(VR)과 드론도 전시장 한켠을 차지해 CES의 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의 ‘기어VR’ 체험관이 큰 인기를 끈 가운데 오큘러스의 ‘오큘러스리프트’, HTC의 ‘HTC 바이브프리’ 등 올해 출시될 VR 제품들이 공개됐다. 드론은 전시면적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었으며, DJI와 패롯 등 주요 업체들이 차세대 제품을 공개했다. 중국의 이항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드론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내일의 주인공’ 중소기업들

국내 중견·중소기업도 CES에 참가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웨이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를 IoT로 연동한 스마트홈 서비스 ‘아이오케어 통합 솔루션’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공기 질과 물 음용량, 수면 습관 등 사용자 일상에 밀접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술을 자랑했다. 코웨이는 올해 첫 참가에도 ‘CE S혁신상’을 8개나 받는 성과를 거뒀다.

코트라는 ‘한국관’을 마련하고 우수 정보기술(IT) 업체 35개와 함께 CES를 찾았다. 한국관을 찾은 참관객들은 3차원(3D) 프린터와 휴대용 충전기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수출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스마트 안경 부품업체인 라온텍의 김보은 대표는 “미국 진출이 필요했는데 CES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제품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CES를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