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9년 만에 잔업 완전폐지

2개 조로 나눠 8시간씩 근무
주간연속 새 근무형태 도입
노사, 생산량·임금은 유지키로
현대자동차가 1967년 울산공장을 가동한 이후 49년 만에 잔업을 폐지한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는 1, 2조 근무자들이 각각 8시간씩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1조는 오전 6시45분 출근해 오후 3시3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30분부터 다음 날 0시30분까지 일한다. 그동안 2조는 다음 날 오전 1시30분까지 일했다.

새 근무방식 도입으로 현대차 근로자 1인당 하루 30분씩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됐다. 근로자들이 밤샘근무를 하던 주야 맞교대와 비교하면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293시간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근무시간은 줄어들지만 생산량과 임금은 종전과 같이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시간당 생산속도를 기존 459.4대에서 473.5대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연간 5만4000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2조의 휴게시간을 조정해 작업시간 20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공휴일이 아니지만 노사협약상 유급휴일이었던 식목일과 제헌절에도 근무하기로 했다. 설과 추석연휴 전날 일하지 않았던 2조는 올해부터 일을 한다. 이를 통해 6만7000대를 확보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연간 12만1000대의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의 근로시간 단축은 협력업체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현대차뿐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 역시 장시간 근로에 따른 피로도를 다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2개 근무조가 10시간씩 일하던 주·야간 근무형태에서 2013년 1조가 8시간, 2조가 9시간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로 근무시간을 줄인 데 이어 이번에 잔업을 완전히 없앴다”며 “밤샘 근무와 심야 잔업을 폐지해 근로자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