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음원 1위 멜론도 삼켰다

‘로엔’지분 76% 1조8700억에 인수 가수 아이유·배우 유연석 등 소속
콜택시·금융 이어 음원까지 진출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사이트 ‘멜론’을 품에 안는다. 카카오가 모바일 콜택시 사업(카카오택시)과 금융(카카오뱅크)에 이어 음악 산업까지 진출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빅딜’이다.

로엔은 음원·음반 유통, 음악 콘텐츠 투자·제작,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종합음악콘텐츠 기업이다. 현재 28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과 가수 아이유·피에스타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를 운영 중이다. 이밖에 가수 씨스타·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허각·에이핑크가 소속된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범·박희순·유연석·이광수 등이 소속된 킹콩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카카오가 거금을 들여 로엔을 인수한 것은 음악 콘텐츠의 수익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많아 스마트폰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사업이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음원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미 자체 음원서비스 ‘카카오뮤직’을 운영 중이지만,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로엔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멜론은 지난해 기준 음원서비스 점유율 50%로, KT뮤직의 ‘지니’(23.5%), CJ E&M의 ‘엠넷’(12.0%) 등과 격차를 크게 벌리며 국내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다.

이번 인수에는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전략도 담겼다. 카카오는 국내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1위 기업이지만, 카카오톡이 해외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등 해외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국내용 기업’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로엔이 보유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할 경우 해외 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다.

카카오는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살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진출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며 “카카오와 로엔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