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주승용 예고… 더민주 ‘탈당 회오리’

분당사태 이번주 최대 고비
‘동교동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탈당을 선언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가신그룹인 동교동계도 권 고문과 함께 집단탈당을 예고해 더민주 분당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 고문 측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권 고문께서) 고심 끝에 탈당을 결심하셨다”며 “직접 탈당 선언문을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권 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당을 떠나는 건 60년 가까운 정치 인생에서 처음”이라며 “고민을 많이 했지만 민심을 따를 수밖에 없다. 마음이 착잡하다”고 탈당에 따른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의원 10여명 등 동교동계 인사 70여명도 동반 탈당할 예정이다. 이훈평 전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안철수 신당으로 합류하진 않는다. 나가 있는 분들과 통합을 해야 하고, 통합해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기자
더민주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초선)도 이날 더민주를 탈당하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정권이 반민주적 행태를 일삼고 있음에도 제1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정치 환경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인회계사, 행정고시,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 이력에 재정경제부 사무관과 김앤장 변호사를 거친 김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한길계 인사로 비주류 진영에 속하지만 야권 내 차세대 주자로 거론될 만큼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도 김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탈당 흐름은 이번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최원식 의원이 12일 오후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 의원은 13일 탈당을 예고한 상황이고, 광주에 장병완·박혜자 의원, 전남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영록·이윤석 의원도 탈당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앞줄 왼쪽)이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앞줄 오른쪽) 등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안 의원 뒷줄 왼쪽은 이날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한 권은희 의원.
광주=연합뉴스
당내 분란이 심화하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역할론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0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손 전 고문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추가 탈당을 차단하고 호남 민심을 추스르겠다는 것이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