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11 18:56:33
기사수정 2016-01-12 03:05:45
분당사태 이번주 최대 고비
‘동교동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탈당을 선언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가신그룹인 동교동계도 권 고문과 함께 집단탈당을 예고해 더민주 분당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 고문 측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권 고문께서) 고심 끝에 탈당을 결심하셨다”며 “직접 탈당 선언문을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권 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당을 떠나는 건 60년 가까운 정치 인생에서 처음”이라며 “고민을 많이 했지만 민심을 따를 수밖에 없다. 마음이 착잡하다”고 탈당에 따른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의원 10여명 등 동교동계 인사 70여명도 동반 탈당할 예정이다. 이훈평 전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안철수 신당으로 합류하진 않는다. 나가 있는 분들과 통합을 해야 하고, 통합해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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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기자 |
더민주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초선)도 이날 더민주를 탈당하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정권이 반민주적 행태를 일삼고 있음에도 제1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정치 환경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인회계사, 행정고시,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 이력에 재정경제부 사무관과 김앤장 변호사를 거친 김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한길계 인사로 비주류 진영에 속하지만 야권 내 차세대 주자로 거론될 만큼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도 김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탈당 흐름은 이번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최원식 의원이 12일 오후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 의원은 13일 탈당을 예고한 상황이고, 광주에 장병완·박혜자 의원, 전남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영록·이윤석 의원도 탈당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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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앞줄 왼쪽)이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앞줄 오른쪽) 등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안 의원 뒷줄 왼쪽은 이날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한 권은희 의원. 광주=연합뉴스 |
당내 분란이 심화하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역할론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0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손 전 고문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추가 탈당을 차단하고 호남 민심을 추스르겠다는 것이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