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규혁 "감독님보다는 오빠, 형 소리 들으면서 할래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38)이 빙판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이하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대표 손준철)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스포츠토토빙상단의 창단식을 개최했다.

올림픽 6개 대회 출전 등 화려한 선수경력을 자랑하는 이규혁이 빙상단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은퇴한 이규혁은 2년여 만에 빙상장으로 돌아왔다.

이규혁은 "은퇴하고 나서 생각이 많았는데, 이번에 팀 창단으로 고민이 많이 감소했다"며 "나와 한때 라이벌이었던 최재봉이 스피드팀 코치로 나서고 송경택이 쇼트트랙팀을 맡는다. 젊은 피들이 움직이는 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도 운동을 오랫동안 했기에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보다 전체적으로 공유하는 분위기로 빙상 전체를 향상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감독직에 올랐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수 시절 함께 했던 후배들이다. 그래서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는 "감독보다는 오빠나 형 소리를 들으면서 잘해보려고 한다"며 '형님 리더십'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을 낼 때는 선수들끼리 기술적인 부분을 잘 공유했기에 가능했다"며 "개인종목이지만 전체적으로 공유하고 단합해 좋은 성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년 여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팀을 이끄는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팀에는 이상화(27), 박승희(24) 등 현역 간판급 선수들이 포진한 만큼 지도력을 선보여야 한다.

이규혁은 "다들 걱정하는데 반대로 부담보다는 기쁨이 크다"며 "나와 같은 생각을 지난 선수들이 보다 많이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특히 이상화에 대해서는 "거의 20년 가까이 같이 선수생활을 했다. 또 모든 부문에서 내가 앞서 경험했기에 서로간의 대화도 원활하다"면서 "이상화가 최고의 기량을 내는 훈련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