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비과세 혜택 부활… ‘해외펀드’에 가입해볼까

투자 전략과 주의해야할 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절세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 등의 비과세 상품들이 지난해 종료됐지만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더불어 해외펀드가 8년 만에 다시 비과세 혜택을 받게 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경제는 내수와 수출 전망이 모두 어두워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매매차익, 환차익 모두 비과세

그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는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 했다. 이자, 배당 수입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최대 41.8%까지 세금이 부과됐다. 따라서 세금이 아예 부과되지 않는 국내 주식형 펀드나 양도소득세 22%가 분리과세되는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비해 불리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 가입 이후 최대 10년간 주식 매매 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 2017년 12월 말까지 가입한 펀드가 대상이며, 1인당 가입 한도는 3000만원이다.

해외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줬던 2007년에는 기존, 신규 펀드를 모두 적용해줬지만 매매 차익에 대해서만 비과세 혜택을 줬고 비과세 기간도 3년으로 제한했다. 더구나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이 발생하면 여기에 세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식 매매 차익뿐 아니라 환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비과세 기간도 10년으로 훨씬 길어졌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보통 주식 비중이 80% 이상 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고 들어가지만, 요즘처럼 저금리에 시장이 안 좋을 때는 기대수익률도 7∼8%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비과세 혜택만 보고 무턱대로 해외펀드에 가입해서도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펀드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해외펀드는 연 1.5∼2.5% 수준의 펀드수수료(펀드보수 별도)도 발생한다. 또 국내 펀드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이고, 환율 변동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유럽, 일본, 인도 등 유망”


연초부터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특히 유동성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유럽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추천한다.

김희정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 대리는 “미국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주식을 기업가치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 기업은 몇 년 전부터 이익이 개선돼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유동성이 축소되면 미국 기업 이익이 추가적으로 개선되거나 주식시장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 장세를 지속하며 이익이 살아나고 있는 유럽과 일본,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는 인도, 베트남 등 일부 신흥국도 전망이 좋은 편”이라며 “다만 유럽의 경우 미국처럼 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간 영국을 제외한 순수 유로존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저가에 매수해야 수익을 보는데 미국은 가격이 이미 좀 올라왔다”며 “반면 중국은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중국정부가 의도적으로 시장을 안정화하려 하고 성장률 자체도 6%대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조정받았을 때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다만 연초부터 중국과 신흥국 시장이 많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3∼5회에 걸쳐 분할매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당분간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좋다”며 “신흥국 내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출국보다는 값싼 원자재를 수입해 상품을 제조하는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원자재 수입국들이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그러나 “전망이 좋은 지역이라고 한 군데에 올인하거나, 무조건 묵혀둬서는 안 된다”며 “여러 지역에 분산투자하고, 주기적으로 투자수익을 검토해 리밸런싱(자산 편입비중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