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귀환… 메시, 발롱도르 5번째 품어

세계 대표팀 감독·주장·기자 선정
41% 압도적 득표… 5번째 수상
영원한 라이벌 호날두 28% 얻어
2012년 4년 연속 수상 신기록
네이마르 첫 3위에 이름 올려
아르헨티나의 ‘작은 거인’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가 3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Ballon d’Or·황금공)를 탈환했다. 이번 수상으로 5번째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메시는 자신이 세운 역대 최다 기록도 경신했다. FIFA 발롱도르는 FIFA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가 통합돼 탄생한 최고 권위의 상이다.

메시는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015년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인정받아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발롱도르는 165개국 대표팀 감독과 162개국 대표팀 주장, 각국 기자 171명이 참여해 1, 2, 3순위를 뽑는다. 메시는 41.33%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해 영원한 라이벌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를 제쳤다. 호날두는 27.76%, 팀 동료로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한 축인 네이마르 다 실바(24·브라질)는 7.86%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결정된 뒤 단상에 올라 발롱도르 트로피를 어루만지며 감격하고 있다.
취리히=EPA연합뉴스
아직까지 세계축구는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둘의 양강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010년 제정된 FIFA 발롱도르는 지난 6년 동안 메시와 호날두에게 번갈아 최고의 영예를 안겼다.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분리됐던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발롱도르를 받았다. 지난 8년간 이 둘이 지배했던 셈이다. 8년 동안 메시는 호날두에게 1위를 내준 3년동안에도 2위를 차지했고, 호날두는 3위 안에 들지 못했던 2010년 한 번을 제외하면 늘 1~2위를 오갔다. 메시와 호날두를 ‘신계’라고 부르는 이유다. 네이마르는 이번에 처음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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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쳐 프로에 데뷔한 메시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의 5관왕(FIFA클럽월드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유럽 슈퍼컵, 스페인 국왕컵, 프리메라리가)을 이끌었다. 지난해 치른 53경기에서 48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득점력도 뽐냈다. 2015∼16시즌에도 21경기에 나서 18골의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6일 라스팔마스와의 리그 홈경기 도중 왼쪽 무릎인대를 다쳐 11월 중순까지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발롱도르 수상에 장애가 될 수 없었다.

2009년부터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수상한 메시지만 지난 2년간 호날두에게 영광의 자리를 빼앗겼다. 메시는 “지난 2년간 호날두가 이 상을 받는 모습을 객석에서 지켜봤다.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기쁘다”며 “이 상을 5번이나 받게 될 줄 몰랐다. 어렸을 때 꿈꾸던 그 이상의 자리에 올라선 것 같다”고 감격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자리에 숱하게 올랐지만 메시는 아직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품어보지 못했다. 그는 “발롱도르 여러 번 받는 것보다 당연히 월드컵 우승을 원한다”며 “월드컵은 모든 선수의 목표이자 정점”이라고 밝혔다.

2015년을 빛낸 포지션별 ‘베스트11’에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티아고 실바(파리 생제르맹), 다니엘 알베스(FC바르셀로나), 마르셀로, 세르히오 라모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폴 포그바(유벤투스), 공격수 호날두, 메시, 네이마르가 선정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잔치로 끝났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