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 안녕하십니까] 자신만의 오솔길 개척… “그래도 희망은 있다”

모임 결성 서로 보듬고 위로…컨설팅 활용 ‘인생 2막’ 열어/직장인 배려 ‘지각데이’ 눈길

힘들지 않은 세대가 없다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타개책은 있게 마련이다. 모두가 가고 있는 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오솔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그들이다.

지난해 전북 무주의 한 도서관에서는 ‘청년 걸음’ 모임이 열렸다. 제도권 교육의 쳇바퀴에서 스스로 벗어난 뒤 다양한 빛깔의 10대를 살아온 이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느낄 수 없었던 행복감을 경험했다”며 “평탄한 삶은 아닐지 몰라도 삶의 가능성과 만족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북 무주의 ‘만나작은도서관’에서 학교 밖에서 성장한 청년들이 각자의 10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걸음 제공

취업에 저당잡힌 청춘들도 행복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대학생활박람회 ‘유니브엑스포’는 지난해 ‘대학생, 행복에 미치다’라는 주제로 적성·진로·취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책자 6000부, 팸플릿 1만부가 금방 동날 정도로 참석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엑스포 홍보를 맡은 김다연(22·여)씨는 “처음에는 ‘행복’이라는 주제가 애매했고 무턱대고 ‘이 행사에 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어 참 난감했다”며 “하지만 행복을 강요하기보다 행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사회 첫발부터 학자금 등으로 모라토리엄 늪에 빠진 청년들의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연대은행은 단편적 대출지원에서 탈피해 청년 자립 방안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학자금 부채상환 지원사업을 시작하자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도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에 지친 직장인들을 배려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광고회사 이노레드는 ‘지각데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출근 시각을 두 시간 늦출 수 있는 ‘지각데이’를 만든 데 이어 아예 더 편리하게 이용하라는 취지에서다. 보리출판사는 퇴근 시간을 오후 4시로 당겼다.

임금 감소 없이 하루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한 보리출판사 직원들이 오후 4시에 퇴근하고 있다.
보리출판사 제공

다양한 방식으로 ‘인생 2막’을 활짝 열어가는 중장년층도 눈에 띈다. 컨설팅을 이용해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노사문화재단 등 각 기관에서는 고용노동부에서 위탁한 ‘장년인턴 취업지원제 사업’,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개인별로 맞춤 전직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기 등 범죄에 취약한 노인들을 위한 ‘실버보안관’들도 맹활약한다. 이들은 직접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떴다방 피해사례를 소개하고 영업 정보를 수집한다.

지난해 서울시는 60대 이상 노인 145명을 실버보안관으로 위촉해 내부교육을 거쳐 활동에 투입했다. 이들은 2인1조로 노인시설을 방문해 홍보와 계몽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우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