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휘청이는 원·달러 환율…향방은?

중국 당국, 위안화 안정 총력…"원·달러 환율 상승 제한적일 것"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과 위안화 환율의 동조화가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환당국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위안화 가치가 안정화되면서 원화 약세 국면에 대한 우려도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204.0원에 마감했다. 전날 5년 반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위안·달러 환율이 안정화되면서 급등세도 잦아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환율을 달러당 6.5630위안에 고시하면서 4거래일 연속 보합 수준으로 고시했다. 또한 이날 중국의 위안화 기준 12월 수출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 증가해 1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환율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 중국 의존도 큰 한국…원-위안화 동조 심해져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이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연초 중국 증시 급락 및 위안화 절하의 영향이 원화 환율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은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 간의 상관관계가 강화된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중국과의 높은 경제연관도, 상대적으로 낮은 원화 매도비용 등에 따라 원화가치는 아시아 여타국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의 환율 집계를 보면 지난해 말 이후 지난 12일까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3.2% 절하됐다. 이는 위안·달러 환율이 1.3% 절하된 데 비해 큰 폭으로 움직였다.

심지어 여타 아시아 신흥국보다도 원·달러 환율 절하폭이 컸다. 말레이시아는 2.7%, 대만 2.1%, 싱가폴 1.9%, 필리핀 1.1%, 태국 0.7%씩 달러대비 상승했다. 반면 일본 엔화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에 같은기간 2% 가량 절상됐다. 

◆ 원·달러 환율, 위안화 안정 여부가 결정

전문가들은 원·달러 향방은 위안화 가치 안정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연초 중국 증시 급락과 더불어 위안화 약세가 속도를 내면서 신흥국 통화 전반의 약세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 연구원은 "원·달러환율 전망에 위안화 가치 안정화 여부가 핵심 요소"라며 "자금 이탈 우려로 인해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중국은 지속적이면서도 일관적 조치를 통해 위안화 가치 안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안화의 가파른 절하는 현재 중국의 소비 및 서비스업 중심이라는 중장기 정책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조치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이상에서 추가 상승 여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900억 위안을 시중에 공급한 바 있으며 당분간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외환보유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안정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위안화 환율은 점차 안정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저성장 우려가 위험심리의 개선을 제한하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올해 추가 하락할 것이나 절하속도는 견조한 대외건전성 등으로 완만할 전망"이라며 "위험심리가 개선되면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로 원화 절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