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충족해야 지급하는 정기상여는 통상임금 아냐"

강원랜드 노조, 미지급 수당 등 청구소송 2심서 패소 근로 일수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 제1민사부(심준보 부장판사)는 13일 강원랜드 노동조합 조합원과 퇴직자 등 3천113명이 강원랜드를 상대로 낸 '미지급 수당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앞으로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특별상여금은 인정하지 않고, 정기상여금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1심 법원은 '피고인 강원랜드는 원고들에게 427억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600%의 정기상여금을 매달 나눠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다만 '15일 미만 근무한 직원들은 정기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통상임금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고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일정 근무 일수의 충족이라는 조건을 성취해야 지급되는 후지급 성격인 만큼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임의의 시점에 그 성취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임금으로서 고정성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 "원고들의 주장대로 실제 15일 미만 근무할 가능성이 작다고 하더라도 이 사정만으로는 고정성 판단을 달리할 수 없다"라며 "2009년∼2014년 연평균 18명이 정기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으로 정기상여금을 받지 못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즉, 15일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만 조건부로 정기상여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이를 통상임금이라고 할 수 없고, 통상임금을 전제로 법정 수당이나 퇴직금 및 중간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소송은 이유 없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밖에 특별상여금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강원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강원랜드 노조원 등 3천113명은 2009년∼2013년 3년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적게 받은 시간 외 수당과 야간·휴일 근무 수당 등의 미지급금을 돌려달라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