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기간제법 양보… 4법 우선 처리 요구

‘일괄처리 어렵다’ 판단 속 타협안 던져/ 경제 체질 개선·고용 동반된 성장 강조 박근혜 대통령의 13일 대국민담화에서 가장 도드라진 것은 노동개혁 5개 법안 중 기간제법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힌 대목이다. 정치권에서 노동개혁 5개 법안의 분리 처리론이 나올 때 마다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국회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노동개혁 법안 처리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법, 기간제법, 파견법 등 5개다. 이 중 야당과 노동계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된다며 반발해왔다. 박 대통령은 결국 기간제법은 양보할 테니 야당과 노동계에서는 파견법을 받으라는 절충안 카드를 빼든 것이다. 

질문 답하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뒤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는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고, 국회 상황도 노동개혁 5개 법안의 일괄처리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 속에 나온 타협안인 셈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제안에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파견법이 더 나쁜 법”이라며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악재가 수두룩한 경제현안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면서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 곳곳의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선제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선제적인 사업 재편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 3%대 전망에 대해서는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며 고용이 동반된 성장을 강조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위험성을 낮추면서 부채 규모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