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동맹국 공격 땐 파멸의 길 갈 것”

마지막 국정연설서 북 겨냥 경고…핵실험은 일체 언급 안해/하원, 북 제재 압도적 통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사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국정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이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4차 핵실험 등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어떤 나라도 감히 우리와 우리의 동맹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것은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라면서 우회적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적이 강해지고, 미국이 약해지고 있다는 모든 말들은 허풍이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라면서 “우리가 우리 다음의 8개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우리의 군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는 ‘악의 제국’보다는 ‘실패한 국가’들에 의해 더 위협받고 있다”면서 역내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과 시리아 등을 겨냥했다. 이어 “지금은 위험한 시기이지만 이는 미국의 힘이 약해졌거나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슈퍼파워 때문에 우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대북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대북제재법안(H.R. 757)을 찬성 418표, 반대 2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가결했다. 미 상원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어 곧 상·하원 단일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의 법안은 대북 금융·경제제재를 강화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사이버공격 능력 향상, 북한 지도층 사치품 구입 등에 쓸 수 있는 달러 등 경화를 쉽게 획득할 수 없도록 북한의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특히 제재의 범위를 북한과 직접 불법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자 또는 도움을 준 제3국의 개인과 단체 등으로 확대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란에 대한 제재 법안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자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의무화한 사례를 원용해 미국 정부가 재량권을 행사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워싱턴=국기연·박종현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