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내주 탈당… 동료들과 함께할 것”

더민주, 호남 DJ계와도 결별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전남 목포)가 탈당을 공식화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탈당을 결심했고 다음주 중 탈당할 예정”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껏 꾸준히 탈당을 시사하면서도 ‘마침표’를 찍지 않은 박 전 원내대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탈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까지 지역에서 시·도의원 간담회, 핵심 당직자 간담회 등을 통해 거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역 핵심 당원 100여명이 박 전 원내대표에게 탈당을 요구하며 탈당계를 작성했다”며 “무소속으로 남아 야권 통합과 정권교체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2015년 2월 마포 서울가든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 전 원내대표의 탈당에는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김영록(전남 해남·완도),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박혜자(광주 서구갑) 의원 등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김승남(고흥·보성),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 등도 박 전 원내대표와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내주에는 호남 의석 30석의 절반가량을 탈당파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원내대표가 탈당하면 전날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에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으로 대표되는 ‘호남 DJ계’와 더민주가 완전히 결별을 선언하게 된다. 박 전 원내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머물며 야권 신당 세력의 중간지대 역할을 통해 통합작업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떠나더라도 통합을 위해서 떠난다”며 “(야권)통합 운동을 좀 적극적인 위치에서 해야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승용(오른쪽), 장병완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재문 기자
주승용(전남 여수을), 장병완(광주 남구) 의원도 이날 더민주를 탈당하고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에 합류키로 했다. 주 의원은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비주류 진영의 지지를 등에 업고 1등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으나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 거부에 반발해 12월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주 의원은 “호남 민심은 이미 제1야당인 더민주를 불신임하고 있고, 이것은 당에 ‘호남특위’를 만들고 호남 민심에 따르는 정치인들을 ‘호남팔이’라고 비난한다고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고 말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 “어느 정도 대세가 형성된 국민의당 중심으로 (신당세력 간) 통합 속도를 가속화하자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 전체 의석 수는 안 의원 탈당 전 127석에서 14석 줄어든 113석이 됐다.

한편 탈당 가능성이 제기돼 온 이춘석 의원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으로 도망치지 않겠다”고 당 잔류를 선언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