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리츠’ 첫 시범사업… SH공사, 제기 4구역 선정

현대건설·추진위 업무협약
일반분양분 400여세대 매입
“재개발 예측 가능… 리스크 줄여”
서울시 SH공사는 ‘재정비 리츠’의 첫 시범사업구역으로 제기4구역을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SH공사와 재개발추진위원회, 현대건설은 12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재정비 리츠는 SH공사와 조합이 공동시행자가 돼 리츠를 설립해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리츠가 착공 전에 일괄 매입해 8년 이상 임대운영한 뒤 매각한다. 이로 인해 모델하우스 건립·운용 비용과 분양 광고·홍보비, 분양대행사 경비 및 분양보증수수료 등이 절감된다.

제기4구역은 2009년 관리처분계획을 승인받아 주민의 60%가 이주하고 주택의 30%가 철거됐다. 그러나 2013년 5월 조합이 대법원의 조합 무효 판결을 받아 사업을 재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

SH공사는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일반 분양분 400여가구를 일괄 매입할 계획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이 예측가능해지며 미분양 위험 부담이 줄고, 설계·감리비 등 각종 부대비용을 아낄 수 있다. 주민들은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되는 만큼 시공비 인상이나 미분양에 따른 추가 부담금 문제를 덜 수 있다.

SH공사는 보유한 임대주택을 활용하거나 보유 토지에 모듈러 주택을 지어 재정비 사업기간에 임시거주지로 제공할 수 있게 돼 ‘순환재개발’사업이 가능해진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리츠 방식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예측 가능해져 제기4구역처럼 공공 지원을 통한 정비사업 추진이 힘든 지역을 정상화할 수 있다”며 “양평 14구역에서 재정비 리츠 설립을 요청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사업검토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