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연락늦어 환자 숨지게한 전공의, 1심 유죄→2심 무죄

전문의에게 연락을 늦게 취해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공의들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이 무죄로 본 이유는 "연락이 늦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전문의가 좀더 일찍 시술했더라고 사망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신속 연락 및 즉시 시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이다.

14일 대전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조영범 부장판사)에 따르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33)·정모(33)씨 등 2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씨가 병원으로 후송된 오후 10시 이후 혈압 및 맥박이 정상 범위 내 있음을 확인하고 안정화 조치를 취했다"며 "1시간 19분 뒤 내과 전공의에게 연락했으므로 그 연락이 늦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술을 더 일찍 했어도 이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더 신속하게 전문의에게 연락하고 즉시 시술을 준비할 의무가 있다는 전제 아래 의료과실을 인정한 원심 판결은 잘못됐다"고 봤다.

식도정맥류 환자인 이모(당시 46·여)씨는 2010년 9월 20일 오후 10시쯤 토혈 증세를 보이며 경기 부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전공의 1·2년차로 당직근무중이던 이들은 담당 전문의를 즉시 호출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씨 가족의 항의를 들은 후인 오후 11시19분쯤 전문의에게 연락했다.

이들은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위한 혈액 채취를 한 뒤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씨는 다음 날 0시15분 식도정맥류결찰술 시술을 받았으나 오전 4시15분쯤 과다 출혈로 숨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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