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총장, 檢 간부들에게 '역발상·현장 경험' 주문

김수남(사진) 검찰총장이 끊임없는 혁신과 발상의 전환을 통한 수사력 강화를 주문했다.

김 총장은 13일 서울지역 검찰청을 떠나 지방으로 전출하거나 지방에서 새롭게 서울지역 검찰청에 전입한 검찰 중간간부들로부터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1970년대 중반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동에 진출하던 당시 일화를 들려줬다. 정부기관은 “낮에 기온이 50도까지 올라 인부들이 작업을 할 수 없다” “물이 부족해 식수 공급조차 힘들다” 등 이유를 들어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반면 현장에 다녀온 기업 관계자들은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고 한다.

“기업인들은 ‘낮에는 50도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서늘하니까 낮에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물은 수송하면 됩니다. 오히려 비가 오지 않아 공기를 단축하는 데는 안성맞춤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한 쪽은 부정적 보고를 하고 다른 한 쪽은 긍정적 보고를 하였는데, 이는 역발상과 현장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처럼 혁신은 역발상과 현장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중동 진출 당시의 일화를 소개한 김 총장은 “우리 검찰도 단지 검사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또 한편 수사의 효율성을 위해서 현장을 자꾸 확인하고 살펴보면 후배들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수사관들로 하여금 어떻게 수사하게 하면 좋을지에 관하여 좋은 방안이 생길 것”이라고 검찰 간부들에게 주문했다.

혁신의 한 수단으로 김 총장은 ‘역발상’의 유용성을 특히 강조했다. “간부는 항상 매사를 거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그는 “검사들이 기소 의견으로 보고를 하면 왜 불기소는 안 되는지, 구속 의견을 보고하면 왜 불구속은 안 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거꾸로 생각을 해보는 그런 습관을 키워야 한다”면서 “그렇게 할 때 실체적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오류도 더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총장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교통사범, 폭력사범 등 사건 처리기준을 엄정히 정립할 것도 당부했다. 그는 “공안사범, 선거사범 등은 원칙이 비교적 잘 정립되어 있는 반면 사기죄는 과연 구속 기준이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국민에게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범죄의 사건 처리기준을 엄정하게 정립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