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3% 경제전망치, 낙관적인 거 아냐"

▲ 이주열 한은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한은 수정경제전망에 대해 낙관적이 아니다라는 평을 내놨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3.0%로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7%에서 1.4%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같은 전망이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대외여건이 안 좋다 보니까 많은 기관들이 비관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도 "올해 세계 경제 교역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라며 지난해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전망에서 유가하락에 따른 실질 구매력 상승, 소비여력의 증진도 이번 전망에 감안을 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2.6%인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강하게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원-위안화 동조화 현상에 대해서는 "밀접한 경제 무역 관계에 따라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당국이 (환율) 안정의지가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급격한 변동은 앞으로는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 결정 이유로 ▲국내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점 ▲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국내의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 등을 꼽았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 최근 원·달러 급격히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올해 들어 위안화가 큰 폭으로 약세됐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중국에서의 금융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이 있었고 이를 금융시장이 반영했다. 환율은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증시는 여러 가지 버블이 조정되는 과정, 여러 가지 증시 관련 정책이 시장 기대에 어긋나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달러 위안이 크게 변동했는데 원·달러 환율도 동조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밀접한 경제 무역 관계에 따라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안화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약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안정의지가 있는 것으로 감안했을 때 급격한 변동은 앞으로는 완화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꽤 크기 때문에 늘 예의주시하도록 하겠다.

-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 낼 때 유가 50달러로 전망하고 3.1%로 낮췄는데 한은은 국제유가 어느정도 수준으로 두고 조정했나

▲ 유가가 최근들어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가 전망을 낮췄다. 숫자로 보면 상반기는 30달러대 후반 하반기는 40달러대 후반으로 설정했다. 자세한 설명은 오후에 들으면 될 것 같다.

- 내일 유일호 신임 부총리와 만난다. 어떤 대화 나눌 예정인가 

▲ 내일 부총리와 만날 계획이 있다. 저희들이 아무래도 상견례에 그칠 수만은 없는 것이고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둡다보니 그에 관련된 논의가 있을 것이다. 국내 경기 상황, 앞으로의 전망,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대외리스크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의견을 나누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 정부가 관리하겠다는 실질 성장률의 경우 물가를 자극해 적정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설명하겠다. 한은의 목표제는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수준인 2%에 근접하도록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것 아니고 중기적 시계에서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곧바로 맞추기 위해서 물가를 올릴 것이라고 하는 것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도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이 실질성장률이 낮다고 해서 물가를 올려서 올리겠다는 식의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운용은 안 될 것이라고 본다.

- 일본 정부가 한국이 요청할 경우 통화스와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청 의향이 있나 적절한 것으로 보는지, 요청 의향은 있는지.

▲ 통화스와프의 경우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외환보유액이 상당규모에 이르고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는 점, 대외신용도가 높아진 점 등을 볼 때 아직 구체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았다. 대외 경제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필요하다고 보면 검토하겠다.

- 신임 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했다. 재정의 추가 역할여지가 있다고 보나 

▲ 재정건전성에 대한 강조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지출증대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본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에서 각국의 재정건전성을 발표하는데 최근에 검토한 결과를 보면 한국은 대단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정책이 바뀔 수 있고 평가만 두고 보면 재정 부분의 대응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 국제시장 변동성 커지고 있는데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의 정책 공조 잘 이뤄지나

▲ 이머징 국가간의 금융협력의 경우 중앙은행 차원에서 말을 하면 개도국으로써의 이머징 마켓의 모임은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주에 총회에 다녀왔다. 별도로 이머징 국가의 총재끼리 따로 모여서 각국 경제의 현안과 정책운용 사례 등을 나누고 이머징 마켓의 공통적인 의견을 정리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금융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 성장률과 물가전망치가 낮아졌는데 금리는 그대로다. 금융안정, 물가안정에 어느 쪽에 방점 찍히는 건가

▲ 금리 정책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낮춘다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전망은 작년 10월에 했다. 경제 여건이 바뀌면 전망치가 바뀌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금리 정책으로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한은은 물가안정, 거시경제 리스크, 금융안정을 다 중시한다. 금리정책을 할 때는 거시경제와 금융리스크를 다 고려해서 다 파악한 후에 논의한다. 어느 한 쪽에 방점을 찍는다고 볼 수 없다.

- 한미 금리 역전됐다. 10년 이상 장기구간 뿐 아니라 단기에도 스프레드 줄고 있다. 자본유출입에 영향 줄까

▲ 금리차가 장기 쪽에서는 역전했고, 단기 쪽에서도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데 외국인의 채권자금은 만기 5년 이내에서 운용되고 있다. 아직은 내외금리차가 상당폭의 플러스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양호하다. 다만 앞으로 미 연준의 금리정책 여하에 따라서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서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런 경우에 감안을 해서 늘 예의주시하겠다.

- 위안화와 원화 동반 절하될 때 썩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현상인건가

▲  원달러 환율이 동조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중 관계 긴밀도를 보면 불가피하다. 동반해서 움직이면 수출 면에서는 저희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원화 환율도 급속히 변동한다면 다른 쪽의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동반 절하되는 것은 여러 양면적인 측면이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말하긴 어렵겠다.

- 외국인 자금 12월부터 빠져나가고 잇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작년 6월부터였다. 증권 자금 유출이 확대됐는데 중국 증시 불안, 미 금리인상, 국제 유가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경제상황 변화, 미국의 정상화 속도, 유가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따라 수출입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신흥시장국과는 분명히 기초경제, 외환보유액 등이 차별화되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본다.

- 물가 1.4%로 제시됐는데 물가안정목표(2%)에서 0.5% 이상 차이나면 하게 될 설명책임만 하면 되는건지 통화정책적 대응이 필요한건지 묻고 싶다

▲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1.4%다. 상반기가 낮고 하반기에 갈수록 기저효과가 소멸되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된 이유는 공급적 요인이 크다. 유가가 30달러대까지 하락하고 있는 등 공급 요인이 가장 크다. 통화정책 여부는 물가 여부를 보고 판단토록 하겠다.

- 비트코인 등 새로운 화폐 통화 등이 중앙은행에 역할에 어떤 변화를 미치나

▲ 소위 핀테크 혁명이라고 해서 금융 혁신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페의 출현이라든가 인터넷 전문은행도 나오고 있다. 핀테크 혁명 진전에 따라서 한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통화정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결과적으로 지급결제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래전부터 검토해왔지만 전반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2%대 전망을 내놨다. 한은의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 대외여건이 안 좋다 보니까 많은 기관들이 비관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는 게 사실이다. 3%가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세계 경제 교역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IMF(국제통화기구)를 비롯한 올해의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됐다.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한다. 유가하락에 따른 실질 구매력 상승, 소비여력의 증진도 이번 전망에 감안을 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2.6%인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강하게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