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야심작, 중국 찍고 서울 입성

뮤지컬 ‘투란도트’
대구에서 만든 뮤지컬 ‘투란도트’(사진)가 초연 6년 만에 서울에 첫선을 보인다. 지역에서 만든 창작뮤지컬이 서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일은 이례적이다.

2010년 초연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를 기반으로 한다. 이야기 줄기는 같지만 배경을 물의 왕국 오카케오마레라는 가상공간으로 옮겼다. 얼음공주 투란도트와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는 왕자 칼라프, 왕자를 짝사랑하는 시녀 류의 희생을 그린다. 해파리, 파도 등 수중 왕국을 표현하는 무대 기법과 LED 소재를 이용한 의상, 화려한 군무가 눈을 즐겁게 한다.

서울 공연을 위해 투란도트와 칼라프 왕자의 듀엣 등 넘버 두 곡을 추가하고 대사와 가사도 다듬었다. 오페라에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유명하다면, 뮤지컬에서는 투란도트의 ‘마음이란 무엇인지’, 출연진 4명이 부르는 ‘오직 나만이’ 등을 핵심 넘버로 내세운다.

이 작품은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제작해 2010년 대구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먼저 선보였다. 이듬해 6월 제5회 DIMF 개막작으로 정식 초연했다. 초연과 동시에 중국 국영투자회사인 동방송레이그룹과 라이선스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후 대구에서 장기공연을 하면서 중국 상하이, 동관 페스티벌 등으로 중국 관객과 만났다.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대구와 중국에서 공연한 만큼 이제 서울에서 할 때가 됐다는 자신감으로 준비했다”며 “지역에서 올라온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 여기고 꼭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연출은 유희성, 작곡은 장소영, 황규동이 맡았다. 칼라프 역은 뮤지컬 배우 이건명·정동하·2AM의 이창민, 투란도트 공주는 뮤지컬 배우 박소연·가수 리사·가수 알리가 연기한다. 내달 17일부터 3월 1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5만~11만원. 1599-1980.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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