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14 19:17:44
기사수정 2016-01-14 19:17:44
1위 현대건설, 흥국생명에 1승3패
흥국생명은 IBK에 4전4패
IBK는 현대건설에 3전3패
맞대결 결과따라 판도 요동칠 듯
“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상위권의 순위싸움은 세 팀 간에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다. 시즌 끝까지 이 천적관계가 유지되느냐, 패자의 역습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순위표 자리가 결정될 전망이다.
올 시즌 전반기에 홀로 독주했던 현대건설의 천적은 흥국생명이다. 다른 팀들을 상대로는 전승 혹은 우위를 보였으나 흥국생명을 만나면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3라운드에 거둔 3-0 승리도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테일러가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거뒀다. 서로 풀 전력으로 맞붙었을 땐 모두 패했다. 후반기 2승2패로 다소 주춤하고 있는 현대건설. 그 시작도 역시 흥국생명전이었다. 지난해 12월31일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양철호 감독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총평할 것도 없다”고 할 정도로 무기력한 패배였다. 지난 7일 GS칼텍스를 3-1로 잡고 분위기를 반등시키는가 했으나 11일 도로공사를 만나 또 다시 0-3 무기력한 완패를 당하며 이젠 선두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이런 흥국생명도 IBK기업은행 앞에만 가면 ‘고양이 앞의 쥐’ 신세다. 올 시즌 네 번 만나 모두 졌다. 그것도 12세트를 내주는 동안 따낸 세트가 단 한 세트에 불과할 정도로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힘을 못쓴다. 박미희 감독과 선수들도 입을 모아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왜 이렇게 경기가 꼬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기에 눌려 지고 들어간다”고 할 정도다. 지난 12일 대결을 앞두고 박 감독은 “오늘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으나 돌아온 결과는 역시 0-3 완패였다.
흥국생명만 만나면 기가 사는 IBK기업은행도 현대건설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서 3전 전패를 당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최근 7연승으로 파죽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IBK기업은행(승점 40, 13승6패)은 최근 현대건설(승점 41, 14승5패)이 흔들리는 것을 틈타 승점 1 차이로 바짝 따라붙은 상황. 오는 18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은 천적관계 청산과 함께 선두 등극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현대건설도 천적관계 유지는 물론 선두 수성을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두 팀의 ‘일합’ 결과에 따라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