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14 18:51:07
기사수정 2016-01-15 17:03:19
총선 D-90… 대구 여론 판세
4·13 국회의원 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지역 ‘진박(진실한 사람+친박근혜계)’ 인사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진박 감별을 앞세운 친박계의 대대적인 지원에도 비박(비박근혜)계 현역 의원들이 선전하고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진박 마케팅’이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과 도전자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여서, 지역 내 물갈이 기대치의 강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유승민, 이재만에 두 자릿수 앞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던 동을 지역구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유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원내대표의 저격수로 알려진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친박계의 화력지원에도 두 자릿수 격차를 보이며 초반 열세를 보이고 있다.
내일신문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이하 그래픽 참고)에서 동을 지역 총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유 전 원내대표를 택한 대답은 55.9%로 이 전 구청장(36.5%)보다 19.4%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9월 같은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 전 원내대표와 이 전 구청장의 지지도 격차 9.8%포인트보다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 5일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유 전 원내대표는 48.3%를 얻어 32.6%를 기록한 이 전 구청장보다 15.7%포인트 앞섰다. 새누리당 한 재선 의원은 “아무리 그래도 유 전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인으로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다음을 준비할 미래정치의 상징으로 거는 기대감도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내일신문 조사에서 대구의 미래정치를 이끌어 갈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48.1%가 유 전 원내대표를 꼽았다. 친박계 핵심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4%로 유 전 원내대표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얻은 13.6%와 비교해도 높지 않은 수치다.
◆비박계, 고군분투… 박빙 지역 늘어날 듯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도 친박계의 거센 도전 속에 지역구 수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의 6일자 조사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류성걸 의원(동구갑)이 41.4%를 기록하며 친박계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23.2%)을 여유롭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 출신 참모들의 초반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남일보가 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달성군의 이종진 의원은 42.2%로 28.1%를 얻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을 14.1%포인트 앞섰다. 서구에 도전장을 낸 윤두현 전 홍보수석의 경우 매일신문 11일자 조사에서 18.6%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비박계 김상훈 의원은 오차범위를 넘어선 지지율 32.9%로 조사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현역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했다고 보기보다는 과도한 친박 마케팅으로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광주를 시작으로 한 야권의 재편 바람이 북상하면서 대구지역도 과거보다 미래, ‘박근혜 이후’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계의 지원이 더 노골화할 경우 대구지역 판세도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매일신문 6일자 조사에서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이 31.3%로 친박계 홍지만 의원(25.8%)을 오차범위 내에서 겨우 앞섰다. 같은 신문의 8일자 조사에서 윤재옥 의원도 46.1%를 기록해 39.2%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의 6일자 조사에서 중·남구의 비박계 김희국 의원과 이인선 전 경북부지사도 각각 15.5%를 기록하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초박빙 양상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www.nesdc.go.kr)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