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15 18:26:50
기사수정 2016-01-15 21:50:36
“전권 위임”… 공동위원장 논란 여지 불식
문 “일단 김 위원장이 원톱” 한발 물러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위원장직 수락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공천룰 수정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논란 소지가 있는 현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단시간 내에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읽히지만 문재인 대표와의 의견 차가 감지되면서 긴장감도 흐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한다는 전제 하에서 수락했다”고 못박았다. 김 위원장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광주를 대표할 인사와 공동 선대위원장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호남을 볼모로 잡아서 ‘내가 호남을 대표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일축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공동 선대위원장 영입, 천 의원과의 통합 이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등의 문 대표의 구상이 어긋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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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문 대표는 김 위원장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김 박사를 선대위의 원톱으로 모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문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 부분은 앞으로 외부영입이나 통합 등의 경우를 가정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김 박사님이 판단할 문제”라고도 말했다. 문 대표는 지난 13일 김 위원장의 위원장직 수락을 얻어내는 자리에서 단독 선대위원장을 제안하고, 추후 천 의원과 ‘투톱’ 체제를 시사했다는 후문이지만 김 위원장은 원론적 수준의 협력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의 권한이 일단 선대위원장한테 전체적으로 이양된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된 것”이라고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표가 야권 통합 후 대표직 사퇴 방침을 표명한 것에 대해 “일단 나간 사람들 통합한다는 것이 쉽게 이뤄지는 일이라 보진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러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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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갑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기자간담회 도중 김 위원장의 마이크 높이를 조절해 주고 있다. 이재문 기자 |
김 위원장은 또 공천룰과 관련, “정확하게 어떻게 짜여 있는지 보지 못했다”면서도 “편파적으로 치우쳤다든가 하는 경우 약간의 수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앞서 공천 혁신안을 절대 바꿀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이후 공천룰 등을 놓고 김 위원장과 문 대표 간 마찰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전두환 정권 때 민정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것을 시작으로 노태우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고,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안철수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활약한 것을 두고 ‘철새정치’라는 비판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김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 때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실력은 인정하지만 정치철학은 모자란다”고 비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