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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발리볼코리아닷컴> |
“나를 뛰어넘을 자는 나밖에 없다”
V-리그 역사상 이토록 강한 서버가 있었던가.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독일 폭격기’ 괴르기 그로저(사진)가 자신의 한 경기 역대 최다 서브득점 기록을 직접 갈아치우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그로저는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5~1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에서 서브에이스만 무려 15개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며 41점을 쓸어담으며 팀의 3-1(22-25 25-17 25-22 25-20)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리우 올림픽 유럽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 독일에 다녀온 그로저 복귀 이후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4위 삼성화재(승점 43, 16승8패)는 3위 현대캐피탈(승점 45, 15승8패)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출국해 12일 한국에 입국한 그로저는 지난 13일 우리카드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입국 하루 만에 경기를 치르느라 피로 누족은 물론 시차에도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그로저는 36점을 몰아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사흘 간의 휴식을 가졌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엔 무리였다. 그러나 그로저는 역시 세계 정상급의 라이트 공격수이자 최고의 강서버였다. 평균 시속 120km가 넘는 그로저의 강서브 앞에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인 부용찬과 김요한-손현종으로 이뤄진 KB손해보험 리시브 라인은 그야말로 ‘추풍낙엽’ 신세였다.
그로저는 1세트에만 서브 에이스 6개를 몰아치며 대기록 작성의 신호탄을 쐈다. 1세트 서브에이스 6개는 단일 세트 최다 신기록. 그로저의 서브 감각은 2세트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2세트에도 서브 에이스 4개를 추가하며 자신이 지난해 11월18일 OK저축은행전에서 작성한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9개)을 단 두 세트 만에 일찌감치 넘어섰다.
3세트엔 서브 에이스 1개에 그친 그로저는 4세트에 4개를 추가하며 기어코 15개를 채웠다. 특히 22-18로 앞선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이날 경기의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날 그로저의 최종 성적은 서브에이스 15개 포함 41득점. 공격 성공률은 46.29%로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역대 최강의 서브 능력을 통해 공격에서의 아쉬움은 갚고도 남았다.
반면 KB손해보험은 김요한과 마틴의 ‘쌍포’가 모두 5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각각 24점, 21점을 몰아치며 분전했으나, 그로저의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한편 이날 구미 박정희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인 6050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이전까지 올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해 12월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대항항공전에서 작성된 5348명이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