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 선진국들의 변호사 양성 시스템은…

미 일부 주, 로스쿨 이외 학위과정 통해 시험 칠 자격 획득
선진국들의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나라마다 천양지차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도입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의 모델은 미국이다.

미국은 1년 혹은 3년간 로스쿨을 다니고 각 주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치르면 변호사 자격을 딸 수 있다. 변호사시험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다. 미국 학생들 역시 우리나라 고시학원과 비슷하게 사설학원에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다만 연간 수만달러에 달하는 학비가 부담이다.

미국은 로스쿨 이외의 학위과정을 통해 변호사 시험을 칠 자격을 얻을 수도 있는데, 이는 학교와 주마다 다르다.

일본은 사법시험 제도를 운영하다가 2004년부터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했다. 다만 ‘예비시험’ 제도를 둬 로스쿨을 다니지 않고서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우리와 다르다. 예비시험은 옛 사시처럼 누구나 응시할 수 있어 로스쿨의 인기가 초창기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다. 현재 일본 로스쿨의 응시자 대비 합격자 비율은 20%대에 불과하다. 학비는 연간 수백만엔 정도로 미국 로스쿨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만만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국식 로스쿨을 따라하려다 폐단만 수입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독일은 우리나라 법체계와 이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나라다. 하지만 법률가 양성 방식은 전혀 다르다.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차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법원 등에서 2년간 연수를 한 뒤 2차 사법시험을 또 봐야 한다. 2차 사법시험을 합격해야 비로소 판·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을 할 수 있다.

프랑스는 판·검사 양성 과정과 변호사 양성 과정이 다르다. 판·검사는 국립사법관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변호사는 별도의 변호사 연수원 입학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판·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섞이지 않게 하려는 취지다. 변호사 중에서 판·검사를 뽑는 ‘법조일원화’와 완전히 반대되는 제도인 셈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