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용병 3인방’ 필살기는?

시몬, 이민규와 환상 콤비플레이
속공 성공개수·성공률 1위 기염
그로저, 최다 서브에이스 신기록
팀 공격 절반 책임… 득점 전체 1위
오레올, 팀 공헌도 분야에서 ‘최고’
중앙 후위 공격은 알고도 못막아
시몬(OK저축은행), 그로저(삼성화재), 오레올(현대캐피탈).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코드를 뜨겁게 달구는 용병 3인방이다. 세계배구계에서도 손꼽히는 기량을 지닌 이들은 저마다 가공할 만한 ‘필살기’를 내세워 팬들을 코트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3시즌 동안 최강 외인 자리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삼성화재의 레오는 폭발적인 타점과 활시위같이 타고난 유연함으로 V-리그 코트를 자신의 발아래 두고 호령하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부진하며 우승컵을 OK저축은행에 내주긴 했으나 정규리그에서의 성적과 존재감만 보면 시몬도 한 수 접을 정도였다. 

레오는 그러나 삼성화재와의 재계약 불발로 한국을 떠났다. 그 빈자리를 놓고 시몬, 그로저, 오레올이 3파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V-리그 2년차를 맞는 시몬의 필살기는 세계 최고의 센터답게 알고도 못 막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공이다. V-리그에서 가장 빠른 토스워크를 자랑하는 세터 이민규와의 콤비플레이는 OK저축은행의 필승 공식이다. 시몬은 속공 성공 개수(155개)와 성공률(68.58%)에저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센터의 전유물인 블로킹 역시 세트당 0.79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득점 2위(632점), 공격종합 3위(56.98%) 등 전 부문에 걸쳐 고르게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로저의 특기는 바로 서브다. 그간 V-리그를 거쳐 간 외인 가운데 강서버가 여러 있었지만, 그로저는 그야말로 격이 다른 서브 능력으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초토화하고 있다. 17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무려 15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당연히 V-리그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 지난해 11월18일 OK저축은행전에서 자신이 작성한 기록(9개)를 직접 뛰어넘으며 서브에 관한한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해내고 있다. 아울러 그로저는 팀 공격의 절반 가까이 책임지며 득점 전체 1위(672점)에 올라 레오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있다. 

세 선수 중 유일하게 레프트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오레올은 공격과 수비에 걸친 팀 공헌도 면에선 최고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책임지면서도 리시브에도 참여한다. 특히 본인이 직접 리시브를 받은 뒤 바로 점프해 때리는 중앙 후위공격은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다. 언뜻 보면 속공 토스로 착각할 정도로 낮고 빠른 토스를 발군의 스피드로 뛰어올라 블로커들이 자리도 잡기 전에 상대 코트를 강타한다. 최태웅 감독이 스피드배구를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오레올의 공수에 걸친 활약 덕분이다. 오레올은 폭발적인 타점과 빠른 스윙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 종합 1위(58.42%)에 오르며 효율성에선 셋 중 가장 낫다.

한편, 18일 화성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리즈 맥마혼(31점)-박정아(12점)-김희진(11점) 삼각편대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3-0(25-15 25-15 25-17)으로 완파했다. 파죽의 8연승을 달린 IBK기업은행은 승점 3을 추가해 승점 43(14승6패)으로 현대건설(승점 41, 14승6패)을 제치고 90일 만에 선두 등극에 성공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에밀리만 17점으로 분전했을 뿐 양효진(5점)과 황연주(1점)의 부진으로 완패를 당하며 시즌 내내 지켜오던 선두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천안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는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을 3-1(25-17 25-20 24-26 25-23)로 꺾고 6연승을 질주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