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최룡해, 다시 중책 맡나…'1인3역' 가능성

북중관계 개선·당대회 준비·체육강국 주도 역할
한때 해임설이 나돌았던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3개월 만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곁으로 복귀함에 따라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룡해는 지난해 10월 19일(이하 보도시점)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때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한 이후 공개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달 사망한 김양건 당비서의 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재기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완전한 복권' 여부는 불투명했다. 실제로 그는 김양건의 장례식 행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새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에 연이어 불참했다.

이후 최룡해는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열린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행사에 꼬박꼬박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가 뼈만 앙상한 모습의 사진으로 인해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최룡해가 근로단체 담당 비서 자격으로 청년동맹 자체행사에 참석했을 뿐이고, 특히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좌천과 복귀를 반복해 '오뚝이'라는 명성까지 얻은 최룡해는 2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청년운동사적관 현지지도를 수행하면서 다시 한번 건재를 과시했다.

북한 기준으로 볼 때 3개월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다시 중앙무대로 복귀한 최룡해는 제4차 핵실험 이후 꼬일 대로 꼬인 북중관계 복원의 임무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룡해가 북한의 제3차 핵실험으로 북중 관계가 급랭했던 2013년 5월과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던 지난해 9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만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이 그에게 북중 관계 개선의 특명을 맡길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룡해가 중국을 오가면서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절실한 만큼 최룡해의 복귀도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5월 초로 예정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준비의 총책임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당 대회에서 김정은 체제의 치적으로 내세울 만한 건설 성과를 거두기 위해 근로단체들을 상대로 독려활동을 진두지휘할 수 있다.

북한은 현재 청천강계단식발전소와 세포지구 축산기지 등 다양한 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룡해는 장성택의 뒤를 이어 지난 2014년 9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부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체육강국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역도와 여자축구, 태권도 등을 앞세워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90여 개를 포함해 약 250개에 달하는 메달을 따냈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하계 올림픽에 28명이 출전자격을 따낸 상태다.

최룡해는 김일(레슬링)과 계순희(유도) 같은 체육영웅을 만들어 김정은 시대 체육강국의 위상을 높여가는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청년조직을 이끄는 최룡해 비서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당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메시지"라면서 "최룡해 비서가 상무위원에 복귀할지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