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핵기술 능력 향상 안 돼” 평가절하

의도적 북 무시전략 일환인 듯
“수소탄 아니라 단순한 핵 실험”
“사드, 한반도 배치 고려는 없어”
북한이 지난 6일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미국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통해 핵 능력을 증강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제임스 시링 청장(해군 중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소재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강연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기술 능력이 향상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면서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은 그저 놀라게 하고 도발하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실험으로 핵무기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군당국이 4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 기술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미 국방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평가절하하고 나선 것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의도적인 북한 무시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3개월 만에 김정은 수행하는 최룡해 노동신문은 20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붉은 원)가 최근 완공된 청년운동사적관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최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한 것은 지난해 10월 19일(보도시점)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때 이후 3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시링 청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선제적인 제압 전략을 소개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한 뒤 장거리미사일에 장착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이를 제압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망(MD)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링 청장은 올해 말까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주에 37개의 지상요격시스템을 구축하고, 2017년 말까지 이를 44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사이에) 공식적으로 아무런 논의나 고려가 없다”면서 “우리는 광범위한 잠재적 방어능력을 놓고 한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핵실험 다음날인 7일자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 또는 단순한 핵폭탄을 실험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19일 공개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그런 (수소탄 핵실험)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가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다른 수소탄 실험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력을 보였다는 이유로 수소탄 실험이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다른 가능성은 북한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증폭핵분열탄은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북한의 ‘미니 수소탄 핵실험’ 주장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