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창당 신고식… 지지율은 ‘뚝’

국민의당 불안한 출발 21일 전남 보성 다향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남도당 창당대회. 주승용 의원이 “겁나게 많이 오셨네요”라며 전라도 사투리로 말을 건네자 지지자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전남도당 공동 창준위원장으로 선출된 황주홍 의원이 “친노운동권당(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하자 더 큰 함성이 나왔다. 한상진 창준위원장은 이날 다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전두환 국보위’ 경력을 문제 삼았다.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도 더민주·문재인 때리기는 계속됐다.

“낡은 정치 타파” 안철수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21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무소속 합류 의원들과 낡은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민의당이 첫 시도당 창당을 전남·광주에서 한 것은 당의 지역 기반이 호남이라는 것을 공언하고, 전통적인 호남 제1당인 더민주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 안 의원은 “전남의 민심이 새정치의 소중한 불씨를 주셨다. 결코 꺼뜨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야 텃밭 끌어안기 가칭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21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 세 번째)과 함께 전라남도 보성군 보성읍 매일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보성=연합뉴스
그러나 호남에 ‘신고식’을 하는 날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18∼20일 실시, 1512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38.8%, 더민주 25.0%, 국민의당 17.0%로 조사됐다. 호남만 떼어놓고 보면 32.8%로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반면 더민주는 6%포인트 상승한 25.9%를 기록해 차이를 좁혔다. 다른 지역에선 국민의당 대신 ‘안철수 신당’ 이름으로 조사할 때 지지율이 다소 높아지지만, 호남에선 오히려 8.5%포인트 떨어졌다.

호남 민심 역풍의 원인으로는 한 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 논란, 인재 영입 실패 등이 지적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부 발언에 대해 “토론이 가능한 시점까지 오해의 소지 있는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공개 사과를 입에 담지는 않았다. 안 의원은 이날 박영선 의원의 더민주 잔류 결정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각각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선 “가시적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리겠다”며 함구했다.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날 심야 연찬회를 갖고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논의하고, 교섭단체 구성 연기와 지지율 하락 등 최근 당 위기에 대해 반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광주=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