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의 혼인 신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결혼에 대한 확신'이었다.
국내 1위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최근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3명·여성 49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혼남녀의 71%는 결혼식 후 혼인신고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결혼식 전 혼인신고를 선택한 사람은 25.9%, 혼인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3.1%였다.
성별, 기간별로 신고시기를 교차 분석한 결과 남성은 ‘결혼식 후 30일 미만’(41.7%), 여성은 ‘결혼식 1개월 이후’(34.4%)란 의견이 가장 많았다.
◆결혼 전 합의 사항 1위 ‘양가 집안 관련 행동 수칙’
혼인신고에 있어 미혼남녀는 결혼에 대한 확신(31.2%)이나 혼인신고에 대한 무신경(24.3%) 정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은 ‘혼인신고에 큰 의미를 안둔다’는 응답률이 25.4%로 가장 높았다. ▲결혼 확신이 없어서 24.5%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마련 13.9% ▲자유롭고 싶어서 11.7% ▲부모의 결정으로 6.4%의 비율을 보였다.
여성은 ‘결혼 확신이 없어서’(38%), ‘혼인신고에 큰 의미를 안 둬서’(23.1%), ‘가족관계등록이 싫어서’(10.9%), ‘자유롭고 싶어서’(8.5%),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마련’(6.2%) 순으로 답했다.
미혼남녀의 82.6%는 ‘혼전 계약’(53.1%)이나 ‘혼전 협의(약속)’(29.5%)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전혀 필요 없다’고 답한 사람은 17.4%였다.
연인간에 결혼 전 꼭 합의하고 싶은 사항은 ▲양가집안(18.2%) ▲부부생활(17.8%) ▲재산관리(14.7%) ▲직장생활(14.1%) ▲가사분담(11%) 관련 수칙 등이었다.
남성은 ‘부부생활’(17.2%), ‘직장생활’(17%), ‘양가집안’(16.1%) 관련 수칙을 중시했다. 반면 여성은 ‘양가집안’(20.2%), ‘부부생활’(18.4%), ‘재산관리’(14.2%) 관련 합의를 내세웠다.
◆이혼 대비책 1위 ‘혼전계약서 작성’
미혼자는 ▲외도(19.3%) ▲양가 가족과의 갈등(15.9%) ▲경제적 무능력(14.5%) 등을 대표적인 이혼 사유로 꼽았다. ‘도박’(10.2%)과 ‘가정폭력’(10.2%), ‘성격차이’(9.3%), ‘가정 소홀’(7.9%)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이는 2014년 통계청이 발표한 기혼자의 이혼 사유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통계청 자료에서는 ‘성격 차이’(44.6%), ‘기타’(22.7%), ‘경제 문제’(11.3%), ‘배우자 부정’(7.4%) 순이었다.
미혼남녀는 이혼할 경우 ‘경제적 문제’(남 40.6%·여 40.4%)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이어 ‘자녀 양육’(37.9%), ‘정신적 후유증’(14.2%) 등을 염두에 두었다.
이혼 대비 방법은 ‘혼전계약서 작성’(남 26%·여 28.4%)을 주로 선택했다. 다음으로 남성은 ‘대비가 없다’(22.1%)와 ‘혼인신고 보류’(21.1%)를, 여성은 ‘비자금 마련’(18.3%)과 ‘자녀 출산 보류’(17.9%)를 많이 선택했다.
◆男 "이혼 후 재혼한다" vs 女 "두번 다신 결혼 안한다"
한편, 재혼 인식 조사에서는 남성의 재혼의사(60%)가 여성(43.1%)보다 더 높게 나왔다. 성별·연령별 교차분석 결과, 남성은 전 연령에서 여성보다 재혼의사가 더 높았다. 남성의 재혼의사는 25~29세 68.2%, 30~34세 61.1%, 35~39세 54.5%, 여성은 각 50.5%, 46.9%, 35.4%로 나타났다.
박수경 듀오 대표는 "미혼남녀의 혼인과 이혼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는 결혼에 매우 신중해지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며 "이들은 치열한 경쟁 사회 안에서 취업난과 경제 불황을 동시에 겪으면서 결혼에 있어서도 실패 없이 안심할 수 있는 심리적 기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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