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오포·육포·칠포…포기만 늘어간다

한국인들은 주요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우울함을 더 자주 느꼈습니다. 반면 자신감은 훨씬 더 약했는데요. 신체적 건강이나 경제력 등 눈에 보이는 측면에서 선진국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유독 정신적인 측면에서 훨씬 건강하지 못했습니다. 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는 2명 중 1명만이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에코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진보 성향이 2배 이상 강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자부심은 부모 세대보다 더 낮았습니다.

#. 서울 강남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4)씨는 퇴근한 뒤 바로 집으로 향한다. 김씨는 집에서 혼자 저녁식사를 하고, 테블릿PC로 영화 한편을 본 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통해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다가 잠을 청한다. 그는 "모바일상에선 친구나 선후배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지만 막상 서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며 "돌아오는 설에도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20~30대 젊은 층의 미혼율은 지난 1995년 35.1%에서 2010년 52.5%로, 15년 만에 17.4%p 상승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을 더 많이 느끼지만, 30~40대에서는 남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더 높았다.

◆"결혼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에코 세대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거나 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게 좋다거나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적인 대답은 에코 세대나 베이비붐 세대에서 비슷했다. 결혼을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는 중립적인 의견은 에코 세대에서 47.9%, 베이비붐 세대에선 31.8%로 서로 다른 양상을 띠었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59.4%는 부인의 책임이라고 응답했지만, 에코 세대는 59.3%가 부부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은 베이비붐 세대가 에코 세대보다 더 높았다.

에코 세대의 44.7%는 실업과 빈곤이 위험하다고 인식했고, 주택난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비중도 55.0%에 달했지만 베이비붐 세대에서 그 비중은 각각 40.9%, 46.5%로 낮아졌다.

사생활 침해가 위험하다고 응답한 비중 역시 에코 세대(48.8%)가 베이비붐 세대(40.4%)보다 더 높았다.

◆직업 선택, 연봉도 중요하지만 적성에 맞아야

에코 세대는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으로 ▲수입(34.4%) ▲안정성(27.0%) ▲적성·흥미(22.5%)를 꼽았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수입(41.3%)과 안정성(33.4%)을 중시해 대조를 이뤘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젊은 세대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라는 질문에 에코 세대는 5.85점으로 베이비붐 세대(5.65점)보다 0.2점 높았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대부분 가족들의 돌봄을 받고 있었지만, 노인장기요양 보험수혜자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였다.

2014년 65세 이상 인구의 18.2%가 신체기능 제한을 경험했고, 이 중 81.7%가 수발을 받고 있었다. 수발을 받는 노인 중 91.9%가 가족 돌봄을 받았고 장기요양은 15.4%, 친척은 7.3%였다.

◆상급학교 진학할수록 더 많은 차별 겪는다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차별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차별 경험률은 ▲초등학생 43.0% ▲중학생 59.9% ▲고등학생 65.6%였다.

초등학생은 성(21.4%)과 외모(21.0%) 등을 차별의 원인으로 꼽은 반면, 중학생(37.7%)과 고등학생(47.8%)은 학업성적으로 차별을 받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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