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스마트폰 대중화, 모바일뱅킹 불신 여전…왜?

우리나라 성인 3명중 1명은 최근 6개월 사이에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기기를 통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이중 절반이 넘는 이들은 주 1~4회 모바일뱅킹을 활용했는데요. 하지만 계좌 조회와 같은 간단한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고, 직접 상품을 결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인공지능 자산 관리를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활성화 방안까지 내놓으면서 핀테크를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은 모바일 금융의 보안 수준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안 대책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한 IT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지난 연말 성과급으로 받은 1000만원을 전부 현금(5만원권+1만원권)으로 교환한 뒤 지금도 집안에 보관하고 있다. 애초엔 은행 예금 등으로 금융권에 예치할 계획이었다. 김씨는 "잇따른 금융 보안 및 은행 인출 관련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결국 현금을 집에 보관하고 있다"며 "IT 기술이 발달했다곤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지능적인 금융 범죄도 늘고 있어 불안하고 찜찜하다"고 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약 36%였다. 또 한국인 6명중 1명은 물건대금을 치를 때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해 8월28일부터 9월2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표본가구 2500곳을 추려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2015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모바일뱅킹, 주로 계좌잔액조회에 이용

이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자중 최근 6개월 이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36.4%였다. 최초 이용시점은 최근 1년 이내가 53.4%로 절반 이상이었다.

반년 내에 이용한 서비스는 '계좌잔액조회'가 9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계좌이체(84.2%) ▲ATM에서의 현금인출(11.6%) ▲금융상품가입(5.8%) 등이었다.

사용빈도는 주 1~2회 이용하는 비율이 49.5%였고, '월1~3회(32.6%)', '주 3~4회(9.1%)' 순이었다.

동일한 기간 모바일을 이용해 상점이나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대금을 지불하는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15.8%였는데, 이는 모바일뱅킹 서비스보다 저조했다.

◆'티머니' 등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 저조

이용 서비스로는 '온라인 구매시 상품대금 결제'가 85.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오프라인서 상품 결제(31.8%)',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 지불(19.9%)' 등이었다.

오프라인 상점의 모바일 지급수단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페이' 등 모바일카드가 54.9%로 가장 높았고, '옐로페이' 등 직불전자지급수단(44.2%)이 뒤를 이었다. '티머니' 등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72.5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인인증서 등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70.7점)', '사용중 실수로 인한 금전적 손해 우려(69점)' 등이었다.

◆인증서 보안장치 불신, 휴대전화 해킹…모바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여전

한은 관계자는 "모바일금융 서비스사업자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가격비교 어플리케이션 등 정확하고 빠른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범용성을 확대하고,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상품 가입절차 간소화, 품질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정거래 탐지, 바이오인증기술 구현 등 보안대책을 강화하고 모바일금융 사고시 금융기관과 IT기업 간의 배상책임 규정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