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가치’ 계승… 디자인도 시대 따라 변해야”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디렉터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영국 재규어 뉴XJ 발표장의 진정한 주인공은 올해 61세의 거장 이안 칼럼(사진)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였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사장, 크리스 뱅글 전 BMW 디자인총괄책임자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는 “디자인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조해야 하며, 의도가 명확해야 하고, 형태와 기능은 순서가 있어야 한다”며 자신과 재규어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했다.

역사와 전통을 유난히 강조하는 영국에서 81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 디자이너가 느껴야 할 부담에 대해 이안 칼럼은 “전통은 중요하나 그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전통을 중시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 디자인을 카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재규어 특유의 원형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최근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조명기술의 진보로 원형 헤드램프가 불필요해졌다”며 “이전에도 헤드램프 디자인이 바뀔 때마다 ‘이건 재규어가 아냐’라는 불만이 있었으나 시대 변화에 맞춰 디자인도 항상 변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K7 신형을 디자인한 피터 슈라이어와는 영국왕립예술대 선후배 사이다. 그의 최근작에 대해서 이안 칼럼은 “다른 디자이너 작품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존경하는 사이이며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덕담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학에 대한 조언으로 그는 “차 디자인이 하나의 기업을 살릴 수도 망하게 할 수도 있다”며 “카 디자이너 희망학도에게는 항상 학교에서 디자인만큼이나 수학·엔지니어링 등을 공부해 예술·창의적인 면과 엔지니어링 측면을 동일하게 균형 맞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