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무성 상향식 공천’ 흔들기 본격화

홍문종도 ‘인재 영입 부진’ 화살/안대희 최고위 지명도 문제 삼아/김 “정해진 일 비판 말라” 경고 4·13 총선 공천을 놓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25일 김 대표의 인재 영입 부진을 문제 삼았다. 전날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에 이은 것이다. 친박계가 비박(비박근혜)계 차기 대권주자인 김 대표 견제를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두번째)가 25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4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김 대표, 이인제 최고위원과 이날 회의에 처음 참석한 안대희 최고위원.
이재문 기자
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인재 영입을 인재 등용이란 말로 바꿔 부르자고 말한 것에 대해 “어떤 단어가 됐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표현을 쓰든지 (현재 방식으로는) ‘새누리당이 정말 뼈아픈 개혁 노력을 하고,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는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김 대표가 주장하는 당 시스템으로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며 “상향식 공천이라는 낱말에 김 대표가 포로가 돼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주장하는 상향식 공천이 외부 인재 영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전략공천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명된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과 이인제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기자
안대희 전 대법관의 최고위원 지명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안 전 대법관은 선거를 잘 모르는 분이고, 최경환 전 원내대표와 같은 사람이 최고위원으로서 선거에 기여할 수 있다”며 “그런 사람들한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 아닌가 한다”고 몰아붙였다.

김 대표는 즉각 맞받아쳤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정해진 일에 비판을 계속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는 중진 의원으로서 신중하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친박계가 저조한 인재 영입 성적을 비판한 데 대해선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다”며 “그분들의 면면을 제가 다 소개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부터 20대 총선을 맞아 발간된 '중소기업활력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이재문기자
새누리당은 이번주에 4·13 총선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비박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을, 친박은 이한구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호하고 있다.

한편 당 일각에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서울 마포을 출마를 요청했으나 김 최고위원은 이를 고사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