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 의장 결정 존중”… 중재안엔 시큰둥

선진화법 개정 해법 미흡 반응… “더 늦춰선 안돼” 29일 처리 압박 새누리당은 25일 정의화 국회의장의 4·13 총선 불출마 선언에 “결정을 존중한다”고 반겼다.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병합 논의’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도 상당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정 의장 기자회견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선진화법 중재안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 제시한 기존 안도 있으니 병합해서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19대 국회에서 국회법을 반드시 개정하는 한편 여러 경제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명된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과 이인제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기자
정 의장의 중재안을 포함해 논의는 열어두되 국회법 개정은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의장의 중재안에 대한 당내 비판 목소리도 여전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통화에서 “그정도 중재안을 내려면 다음(합의 처리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되겠냐”며 “우리는 (국회법 개정을) 더 이상 늦을 수 없다”고 말했다. 29일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김태흠 의원은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에 따라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중재안은 지엽적인 내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4?13 총선 불출마 선언 및 국회선진화법 중재 제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하태경 의원은 “정 의장이 오늘 우리(새누리당) 안을 절대 상정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니 29일 처리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정 의장의 긴급 기자회견 배경은 새누리당의 전방위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장이 그동안 보인 태도를 보면 실망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의장은 헌법을 생각하기 싫으면 국회법에 충실하라”고 성토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국회법을 존중하는 것이 의장의 의무”라며 “우리 당의 안은 안대로, 의장이 낸 중재안은 중재안대로 하루빨리 선진화법이 1월 임시국회에서 바뀌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두번째)가 25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4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김 대표, 이인제 최고위원과 이날 회의에 처음 참석한 안대희 최고위원.
이재문 기자
김태호 최고위원도 “악명의 망국법인 선진화법을 철퇴시킬 기회가 왔고, 그 중심에 정 의장이 계신다”며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는 정 의장의 총선 불출마 촉구 발언이 나왔다. 이노근 의원은 “ 정 의장이 논란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20대 총선 출마 여부인데, 빨리 입장을 분명히 정리해 밝혀야 논란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