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25 18:38:56
기사수정 2016-01-25 18:38:56
박지원 “이 여사, 정치 참여 부정적”
설훈 “김 교수, 절박한 심정서 나서”
야권 내 김대중 대통령(DJ) 적통 경쟁이 격화되며 이른바 ‘이심’(李心: DJ의 부인 이희호 여사 의중)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DJ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반면에 DJ 3남 김홍걸씨는 더민주 행을 택한 상황에서 이 여사가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야권 재편 향배에 작지 않은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때 동교동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과 ‘DJ의 막내 비서’ 출신인 설훈 의원조차 이심 해석을 놓고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더민주를 탈당한 무소속 박 의원은 25일 라디오에 출연해 홍걸씨의 입당에 대해 “솔직히 당혹스럽다”며 “저와 문재인 대표 간에 오래전에 얘기를 나눴던 것이고, 2∼3개월 전에 분명하게 이희호 여사님의 의사가 문 대표에게 전달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자간에 나눈 얘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으나, 이 여사가 문 대표에게 홍걸씨의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뉘앙스를 진하게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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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의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반면 더민주 설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홍걸씨 입당에 대해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다가 저한테 상의를 했다”며 “김 교수는 조용조용한 성격이지만 굉장히 날카롭게 분석적으로 정치 상황을 보고 있는 사람으로, 상황이 워낙 위기국면이라 자신이라도 나서서 좀 도와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선 것”이라고 감쌌다. 그는 특히 ”이 여사는 ‘나는 정치에 초연한다. 잘 합의해 함께하는 정치를 하라’는 입장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해 이 여사가 홍걸씨의 더민주 행에 부정적이라는 관측을 반박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