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란 러시' 동참…빗장풀린 新시장 '경제외교'

우리 정상 첫 방문…기업진출 발판으로 양국관계 격상 전망
핵타결 이룬 이란 방문, 북핵 해법에도 상징적 의미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추진은 국제사회의 '이란 러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우리도 정상 차원의 대(對)이란 세일즈 외교에 나서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이란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발(發) 중동 특수를 잡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란 방문을 추진하는 등 '이란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핵 문제를 이유로 한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원유를 수입하는 등 교류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일부 기업들은 제재 국면 속에서도 현지에서 계속 활동하면서 이란측에 좋은 인상을 준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지난해부터 추진돼왔던 사안으로 구체적 일정은 이란측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제재 기간 동안 다른 나라 민간기업들은 다 이란을 빠져나왔지만, 우리 기업은 계속해서 이란에 공을 들여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말했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제재기간 동안 이란에서 떠나지 않고 어려울 때 도운 기업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이란 정부가 그 점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제재가 해제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정부는 이란의 이런 평가를 토대로 양국간 외교·경제적 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공들여왔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지난해 7월)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조태용 당시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방문했으며, 같은해 11월에는 우리 외교장관으로는 14년 만에 윤 장관이 이란을 찾아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예방했다.

또한, 유일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과 우태희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도 작년 8월 이란을 방문한 바 있다.

양측은 이 계기에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양국의 외교관계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에너지·인프라 등 전통적 분야와 함께 보건·문화·관광·개발협력·학술교류 등의 다른 분야로 협력 관계를 확대키로 하고 고위급 교류 확대, 정부간 정례 협의체 활성화, 경제사절단 방문 등의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추진은 이런 가운데 나온 것으로, 성사되면 우리나라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란을 찾는 것이 된다.

이런 점에서 최고위급 차원에서 양국간 경제 협력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우리 기업의 이란 진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의 방문이 확정되면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이 추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란은 핵문제를 풀고 국제사회로 나왔다는 점에서 양측간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와 이란 핵문제는 성격이 다르고 그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다르다는 게 대체적 평가지만, 이란의 경우 핵문제를 일단 해결했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부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외교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핵 개발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란과 같이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효과 있는 조치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