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 우리 모두를 위한 창의성

세상살이 지혜 주는 창의성, 사회 발전시키는 원동력
나이와 상관 없이 계발 가능, 정보화시대일수록 더 필요
정치갈등·사회적 난제 풀 열쇠
외국인의 눈에 우리나라 학생들의 생각은 붕어빵 찍어 낸 듯 비슷하다고 한다. 과제를 제출하는 경우에도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비슷비슷한 한 가지 유형의 결과를 제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과학자와 디자이너 등 몇몇 직업은 창의성이 많이 있어야 하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계발시켜 주는 것이 교육의 주요 목표의 하나이다. 모든 학생을 다 과학자나 디자이너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 창의성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강조되고 있을까.

창의성은 문제 해결 능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문제를 접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직장에서도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정치제도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새로운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계속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때그때 문제가 동일하지 않다. 그러므로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린 학생에게도, 회사원에게도, 과학자에게도, 정치가에게도 모두 해당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창의성이다.

유영제 서울대 교수·화학생물공학
창의력은 어디서 나올까. 이 주제는 오랫동안 교육학, 심리학의 주요 관심사였다. 우리의 오른쪽 두뇌와 왼쪽 두뇌가 만날 때 창의성이 나온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인가. 우리의 두뇌는 크게 두 개로 구분할 수 있다. 오른쪽 두뇌는 예술적이고 직관적인 영역을 담당하고, 왼쪽 두뇌는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반짝이는 영감이 떠오르는데 그것은 오른쪽 두뇌의 직관이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바꾸는 것은 왼쪽 두뇌의 논리성이다. 그러므로 오른쪽 두뇌와 왼쪽 두뇌가 같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창의성은 IQ와는 다른 것이며 나이에 관계없이 계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계발시킬 수 있을까. 가령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유명한 뮤지컬 등 많은 작품의 경우 그 고향은 영국이라고 한다. 그것은 영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연극도 하고 미술관에도 자주 가는 등 창의성 교육을 잘 받은 결과라고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창의성을 기르는데 다시 학교에 다닐 여건이 아닌 성인은 어떤 방법이 없을까. 그것은 책을 읽거나 그림 등 예술작품을 자주 접하면서 상상의 기회를 많이 갖고, 주위 현상에 대해 왜 그런지 하고 설명해 보는 것이다. 미술관, 박물관을 자주 찾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해답이 필요할 때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바쁜 일상생활에서는, 스트레스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생각이 잘 나오지 않는다. 시간을 내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연구소에서는 연구원에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하고, 디자인 회사에서는 복장도 자유롭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성과는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실패가 용인되는 자유로움이 허용돼야 한다. 오랫동안의 시행착오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의 시작이다. 피카소의 입체적인 작품도 그가 그림을 그리고 10년이 지나면서 나오기 시작했고, 빌 게이츠도 컴퓨터를 가까이 한 후 10년이 넘어 윈도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정보화시대, 융복합 과학기술 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창의성이 중시되고 있다. 창의성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주고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우리의 경제도 창의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우리 사회의 수많은 고질적인 갈등과 문제도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에서도 창의성 있는 우수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멋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은지 생각해 보자.

유영제 서울대 교수·화학생물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