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풀렸는데 소비심리는 '꽁꽁'

중 경기둔화·금융시장 불안 탓
이주열 총재 “중 경제 분석할 것”
연초부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중국발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I)는 100으로, 지난해 메르스 사태 직후인 7월(1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5월 105까지 올랐으나 메르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6월에 9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정부가 소비진작책을 펼치면서 7월 100으로 반등한 뒤 11월 105까지 회복됐으나 12월에 다시 100으로 꺾인 이후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성제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지난해 12월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부각되면서 소비자 심리지수가 꺾이기 시작했고, 이달은 중국발 경기 둔화와 저유가 우려로 경기인식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현재경기판단지수와 향후경기전망지수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소비자들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지수도 전월 대비 6포인트 떨어진 78로, 2012년 1월(77)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84에서 1월 77로 7포인트 떨어져 2009년 3월(55) 이후 6년1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과거 미국이 세계 성장을 견인하고 미국 경제의 부진이 세계 경기의 침체로 이어졌다면 이제는 중국 경제의 움직임이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단계”라며 “앞으로 중국 경제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