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월드줌人] 알레르기 반응만 25가지…병원밖 세상이 궁금한 아기

연쇄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단 한 번도 병원밖에 나가지 못한 아기가 있다.

만 나이로 한 살에 불과한데, 15개월 이상 입원했으니 거의 세상 구경을 못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 밖은 아기에게 위험한 요소로 가득하다. 아기는 언제쯤 다른 아이들처럼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까?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스톨레리 어린이 병원. 이곳에 입원한 데건 클라베트(1)는 자기를 둘러싼 물질 하나하나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좁게는 당근이나 감자 같은 음식부터 넓게는 라텍스와 세정제 등이 아기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데건은 비만세포증(mast cell disease)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피부, 골수, 간 그리고 림프절 등 내부 장기에 축적되는 희귀 질환이다. 심한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속쓰림과 간비대 등을 일으킨다.

비만세포는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 되는 면역 세포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과 결합하면 신경 전달 물질인 히스타민(Histamine)을 외부로 분비하는데, 이때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질환이 골수나 신체 내부 장기에 나타나는 경우는 ‘전신 비만세포증(Systemic mastocytosis)’이라 부르기도 한다.

데건은 24시간 내내 치료받아야 한다. 하루 일곱 차례 에피펜(epipen) 주사도 맞는다. 에피펜은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키는 약이다. 아드레날린 주사로도 표현한다.



안타깝게도 의료진은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데건의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키려 노력하지만, 다발적으로 생기는 증세 때문에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데건을 치료했던 한 의사는 “알레르기 치료 방법은 안다”며 “그러나 아이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데건은 일반 알레르기 환자가 아니다”라며 “이전에도 해결책이 없었고, 예측불가능한 연쇄 반응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이 지금까지 밝힌 데건의 연쇄 반응은 25가지나 된다. 제대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탓에 데건은 튜브를 통한 아미노산 주사를 맞는 처지다.

데건의 엄마 제니퍼는 의료진의 노력에 고마워했다. 그러나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 병명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들이 크더라도 병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고개를 숙인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이 없다면 우리 아들은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거예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abc7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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