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에 사드 배치되면 우리 안보·국방에 도움될 것"

국방부 “군사 효용성 검토
미정부 협의 요청은 없어”
WSJ “내주 중 배치 발표”
중국 “한국, 신중 처리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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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중에 그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아직 미국이 제안한 사드 배치 방안을 최종적으로 수용하지 않았으나 양국 간에 비공식 협의가 최근 빈번해지고 있다고 WSJ가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특히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양측 간 합의 결과를 다음주 중에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와 접촉한 미국의 전직 관리는 한국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막후에서는 이미 사드 배치에 관한 합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미 괌에 사드를 배치한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면 동북아 지역에서 포괄적인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이 구축된다고 WSJ는 보도했다. 사드 배치는 그러나 핵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대립 양상을 심화할 것이라고 WSJ가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사드의 레이더 탐지 범위가 북한을 넘어 중국 북부지역에 이르기 때문에 중국과 잠재적인 갈등을 빚을 수 있으며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중국을 방문해 대북 제재 강화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미국과 동맹국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더 많이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WSJ가 전했다.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5일 첫 번째 순방국인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통싱 탐마봉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비엔티안=AP연합뉴스
WSJ의 보도와 관련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의 입장은 한결같다. 모든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유관국가(한국)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