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외국인 대상 부가세 즉시 환급

롯데·현대·신세계 오늘부터
여권만 제시해도 면세 혜택
1일부터 외국인들이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별도로 ‘텍스프리(Tax free)’를 신청하지 않아도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측은 2월부터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31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외국인 관광객 특례규정’을 입법예고(12월 7일)하고, 차관회의(12월 17일)와 국무회의(12월 22일) 등을 거쳤다.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은 외국인 관광객이 체류기간 동안 구매 건당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상품(인당 100만원 한도)을 구입했을 때 매장에서 여권만 제시하면 바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간에는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3단계(부가세 포함한 금액 결제→택스리펀드 데스크에서 전표 발급→공항 세관에 전표 제출)를 거쳐 부가세를 환급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여행기간 동안 전표를 모아야 하고, 공항에서도 환급 받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제도 시행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간단한 여권 조회와 관세청 승인 과정을 거쳐 부가세 제외 금액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는 롯데 소공동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무역센터점, 신세계 중구 본점, 이마트 청계천점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점포에 우선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롯데마트도 5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서울역점에서 ‘외국인 부가세 즉시 환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제’를 도입한 배경은 세계 관광시장의 ‘큰손’이자 한국 관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유커는 총 499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방한 유커는 598만4000명으로 전년(612만7000명)보다 2.3 줄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