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31 18:56:36
기사수정 2016-01-31 22:03:16
TK의원 물갈이론
30대선 “공감 못한다” 65%
60대 이상은 찬성 의견 50%
대구·경북 부정적 여론 우세
부산·경남서도 반대가 높아
대전·충청만 긍정 의견 앞서
이번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의 무리한 ‘진박’(진실한 사람+친박) 마케팅이 오히려 역풍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진박 마케팅의 핵심인 ‘TK(대구·경북) 물갈이론’에 공감하는 응답은 35.1%에 그쳤다. TK 지역뿐 아니라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물갈이론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TK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론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30대에서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5.4%로 공감한다는 응답(23.6%)을 압도했다. 부정적인 의견은 20대(63.3%), 40대(63.2%), 50대(50.3%), 60대(36.0%) 순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에서는 TK 물갈이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은 50.8%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층으로 인식되는 50대에서는 긍정(45.9%)과 부정(50.3%)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4.4%포인트로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야권 지지층이 강한 호남지역은 부정적인 응답이 69.5%로 가장 높았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각각 57.2%, 58.8%로 조사됐다. 공감한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각각 32.9%, 33.2%에 그쳤다.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공감한다는 의견이 41.8%로 부정적인 의견 47.4%에 미치지 못 했다. 중원인 대전·충청에서만 유일하게 긍정이 44.9%로 부정적인 의견(44.5%)보다 0.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선 의원은 31일 통화에서 “현역 의원과의 비교에서 뛰어난 우위를 보이지 않은데도 진박만 내세우고 있으니 유권자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구지역에 출마한 진박 후보 6명이 함께 모여 국밥을 먹고 진박 연대를 구성하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자 지역 정가에서는 “정치 초년생도 안 할 저급한 쇼와 코미디”(박창달 전 의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SNS(소설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진박 마케팅을 꼬집는 풍자글들이 퍼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진박 마케팅으로) 대구 시민들 마음이 움직였느냐”며 “역효과가 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들이 출마한 지역이 박 대통령의 고향인 데다 여당 텃밭이라는 점에서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TK 지역에서 물갈이론에 대한 찬반(41.3%- 44.1%) 여론 격차가 2.8%포인트에 불과했고,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물갈이에 공감하는 의견도 60.4%로 조사됐다. 리서치앤리서치(R&R) 측은 “향후 총선이 다가올수록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지역의 민심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