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사상최대 1060억달러…'불황형 흑자'

경상수지 46개월째 흑자행진
지난해 수출 10.5%·수입 18.2% 동반 하락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흐름이 둔화된 가운데 종전 최대치인 2014년(844억달러)의 실적을 216억달러 가량 웃돈 것이다. 하지만 수출입 실적 모두 뒷걸음친 가운데 수입 실적이 휠씬 큰 폭으로 감소해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였다.

1일 한국은행의 '2015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7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46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1059억6000만달러로 집계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경상수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경제전망을 통해 2014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1075억달러, 상품수지는 1195억달러로 발표한 바 있다.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 888억9000만달러에서 1203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수출이 5489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5% 감소했고 수입 역시 4285억6000만달러로 같은기간 18.2% 줄어들었다. 또한 통관기준으로는 수출과 수입이 각각 8%, 16.9% 감소한 5269억달러, 436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부문에서 석유제품을 제외해도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고 수입에서는 에너지류를 제외해도 4.9% 쪼그라들었다.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는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157억1000만달러로 전년(-36억8000만달러)에 비해 120억달러 가량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중 운송(61억9000만달러→30억2000만달러)과 건설(152억9000만달러→104억9000만달러)이 흑자규모가 감소했고, 만성적으로 적자를 보인 여행(-53억6000만달러→-96억7000만달러) 부문의 적자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2014년 4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9억달러로 커졌다. 투자소득이 전년에 비해 14억달러 가량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지난해 1096억3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276억4000만달러로 2014년(280억4000만달러)에 비해 소폭 확대됐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50억4000만달러로 전년(92억7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증권투자 역시 내국인의 해외투자 규모가 휠씬 컸다. 내국인의 해외투자 규모가 전년 398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3억3000만달러로 커진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92억1000만달러에서 마이너스 72억9000만달러로 돌아섰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