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심사 강화로 더 한산"…깐깐해진 대출 첫날, 5000만원 대출 月 9만원 더 내야

5천만원 대출 3% 금리 30년상환, 기존 거치식은 월12만5천원, 새 비거치식 분할상환 21만원
"비수기에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까지 겹치니 은행이 한가하네요"

1일 서울 여의도 A은행은 한산한 느낌이었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고객들과 실랑이도 예상됐지만 은행안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부터 주택구입을 목적으로 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거치기간을 1년을 넘길 수 없고 원금을 함께 상환해야 한다.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할 때에도 대출한도를 더 까다롭게 심사했다.

A은행 서여의도 지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있지만 모두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떼를 쓰거나 항의하는 고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명절을 앞두고는 한가한데 대출심사 강화까지 겹쳐 더 한산한 것 같다"이라며 "대출 상환만료 고객이 찾아왔고, 다른 창구에 신권교체 손님이 몇 있었던 것 외에는 기억나는 고객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평소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의 문의나 상담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신심사 강화에 대한 문의를 하는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도 "가계대출 문제는 금융소비자나 언론, 당국 등에서도 관심이 많은 분야기 때문에 고객들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며 "대고객 안내는 하고 있지만 정작 시행이 되고 나서 동요가 있거나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행원들은 그동안 교육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은행들은 공동 제작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과 포스터를 배치했고 창구 혼란을 막기 위해 직원 연수도 진행한 덕이라는 평가다.

곽상은 우리은행 르네시떼점 계장은 "점포에 포스터도 붙어있고 홍보도 잘 됐기 때문에 업무에 어려움은 없었다"며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 정책 시행으로 인해 담보대출 문의가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출심사 강화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어떨까?

5000만원을 대출받아 3% 금리로 30년간 갚는 경우, 기존의 거치식 상환으로는 월 12만5000원을 내야 한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한다면 한달에 21만원씩 갚아야 한다.

B은행 여의도지점 여신 담당자는 "한 달에 9만원 정도 더 내면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며 "어차피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 후에 상환 기간은 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rush@newsis.com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