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1 21:16:01
기사수정 2016-02-01 21:16:01
현대차 ‘아이오닉’ 타보니
현대자동차는 최근 첫 하이브리드(HEV)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사진)을 출시했다. 이전에도 현대차가 HEV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모두 가솔린이나 디젤을 기반으로 만든 차를 HEV 모델로 변경한 경우다. 아이오닉은 그만큼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친환경차로, 현대차가 선보인 모든 양산 차는 물론 현재 국내 시판 중인 엔진을 단 차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아이오닉의 공인 연비는 15인치 타이어를 단 모델이 22.4㎞/L, 17인치 타이어를 단 모델은 20.2㎞/L이다. 아이오닉이 출시되기 전 최고 연비를 자랑하던 차량은 도요타의 프리우스로 연비는 20.1㎞/L다.
아이오닉이 강점으로 꼽는 연비는 정말 잘 나올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하기 위해 직접 17인치 타이어가 달린 아이오닉을 시승해봤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통과 헤이리마을까지 가는 약 50㎞ 구간을 왕복한 연비는 23㎞/L였다.
출발에 앞서 히터를 틀어 실내 온도를 높인 후 히터를 끄고 주행하는 꼼수(?)를 쓰기는 했지만, 고속주행 구간 일부에서 차량 추월을 위해 가속력을 더하는 ‘스포츠 모드’를 사용했음을 고려하면 훌륭한 연비임은 분명하다.
한강이 얼어붙는 영하 12도의 날씨였지만 히터를 켜지 않고도 주행 중 차량 내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외기 차단이 잘된다는 뜻이고, 외부 소음 차단에도 유리한 요소다.
그렇다고 아이오닉이 달리기 선수인 것은 아니다. 고속주행 시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 하면 시끄러운 엔진음이 귀를 때린다. 차를 차분히 모든 경우라면 좋은 연비를 뽑아낼 수 있겠지만, 달리기를 좋아한다면 기대한 만큼의 연비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둘 수 있는 공간)도 좁아 성인을 뒤에 태우고 장시간 운행하기 쉽지 않다. 민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모터가 돌아갈 때 때때로 들리는 고주파음도 다소 거슬렸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