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문의 전화만… 대출창구 한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첫날 주택담보대출 심사 때 ‘갚을 능력’을 중시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첫날인 1일 은행 창구는 한산했다.

이날 6개 시중은행(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IBK기업 NH농협은행) 관계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은행 여의도 지점과 목동사거리 지점은 월요일인 데다 날씨가 추운 탓에 대출 상담 고객이 눈에 띄지 않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이드라인 시행 전에 대출을 받았다”며 “가이드라인 시행 사실을 한 달 전부터 공지해서 혼란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주택담보대출 시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최대 1년으로 해서 대출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도록 했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릴 경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고정금리 대출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각 은행은 금융당국 발표 이후 공동 제작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관련 포스터 등을 지점에 게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홍보가 많이 돼서 고객들이 제도에 대해 알고 온다”며 “앞으로도 큰 혼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2주 동안 문의전화가 많이 왔었는데, 오늘은 문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간혹 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들이 ‘기존에 대출을 받았는데 영향이 있느냐’고 묻는 정도”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신규 대출에만 적용되고 기존 대출은 해당 사항이 없다.

지금이 주택수요가 많지 않은 겨울인 데다 설을 앞두고 있는 것도 창구가 한산한 이유 중 하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에 문의전화가 많았고 제도 시행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제 대출 실적은 평소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설 연휴와 관련해서 은행 업무를 보려는 고객들은 있었지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문의하는 고객은 뜸했다”고 전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