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껑충' 가입자들 '깜짝'

4대보험사 19%∼27% 올려
흥국화재 44.8% 인상 ‘최고’
새해 들어 국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보험료 자율화 정책에 따라 보험사들이 그동안 누적된 손해율을 일시에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1일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의 업체별 보험료 인상률 공시를 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4대 보험사가 모두 올해 신규 계약분의 실손보험료를 인상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평균 22.6%, 현대해상은 27.3% 인상을 공시했고 동부화재와 KB손보도 각각 24.8%, 18.9%씩 보험료를 올렸다.

흥국화재는 누적된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가장 높은 44.8% 인상을 공시했다. MG손보(24.0%), 롯데손보(22.7%), 메리츠화재(19.5%), 한화손보(17.7%), 농협손보(6.8%) 등 중소형 손보사들도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의 경우에도 삼성생명이 22.7% 올렸고 교보(23.2%), 한화생명(22.9%)도 인상폭이 비슷했다.

보험사들이 한꺼번에 실손보험료 인상에 동참한 것은 그간 손해율이 꾸준히 누적된 상황에서 올해 보험료 산정이 자율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손보험료 손해율은 2011년 122%에서 2014년 138%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업계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심사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손해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올해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원래 보험사들은 표준이율과 위험률 조정한도(±25%)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보험 자율화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조정한도가 폐지됐다.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에 한해 위험률 조정한도를 곧바로 폐지하지 않고 올해 ±30%, 2017년에는 ±35%로 완화하기로 했다.

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