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의 KCC, ‘양강’ 게 섰거라

에밋 등 맹위 5연승 ‘신바람’
2위 오리온과 반경기 차
플레이오프 직행싸움 치열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 양강 체제로 굳어질 것 같던 프로농구 선두 경쟁에 균열이 갔다. 3위 전주 KCC가 시즌 막판 쾌조의 연승을 거듭하며 양강을 위협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상위 6개 팀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2위까지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때문에 KCC까지 가세한 2강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CC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4∼6위를 맴돌았다. 지난달 17일 서울 SK에 무릎을 꿇으며 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5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 주말 반전이 일어났다. 주말 2연전을 모두 패한 오리온과 달리 KCC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듭했다. 파죽의 5연승을 달린 KCC는 1일 현재 29승 18패로 2위 오리온(29승17패)과는 반경기차, 선두 모비스(30승15패)와는 두 경기차다. 팀 별로 7∼9경기 남았기 때문에 KCC가 지금 기세라면 충분히 정규리그 우승까지 꿰찰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던 KCC가 올 시즌 강팀으로 변모한 데는 단신으로 분류되는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밋(34·191㎝)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기술자로 통하는 에밋은 평균 24.6점을 쏘아 올리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무려 40점을 퍼부었다.

KCC는 에밋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살아나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하승진과 허버트 힐 두 센터가 높이로 골밑을 제압하고 전태풍과 신명호의 외곽 슛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추승균(사진) KCC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사퇴한 허재 감독에 이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추 감독은 2015∼16 시즌을 개막하면서 ‘대행’ 꼬리표를 떼어냈다. 감독 데뷔 첫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속담도 있지만 추 감독의 의지는 남다르다. 내친김에 우승까지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추 감독은 “뒤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간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상대팀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 방식대로 가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춘천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선두 춘천 우리은행이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인천 신한은행을 75-54로 대파해 시즌 22승(4패)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2경기만 더 이기면 올 시즌 정규리그를 자력으로 우승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