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복고 트렌드…80~90년대 추억의 명소 재조명

80~90년 추억하는 복고 트렌드 유행, 추억의 명소 다시 찾는 사람들 늘어…'응팔' 배경 쌍문동·90년대 대표 상권 신촌,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 하차인원 급증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드라마가 크게 히트하면서 1980~90년대를 추억하는 복고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복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응팔'의 무대가 됐던 쌍문동의 경우 유입인구 증가세가 뚜렷하다.

최근 서울시 통계를 보면 쌍문동에 바로 접해 있는 지하철 4호선 쌍문역의 지난해 12월 하차인원 수는 2015년 하반기 최고치인 93만4719명으로 집계됐다.

쌍문역 하차인원 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1월까지 평균 88만명 선이었지만 '응팔' 방영이 한창이던 12월 들어 전월 대비 4만명 가까이 늘었다.

1990년대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신촌 역시 유입인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신촌과 바로 접해 있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의 지난해 12월 하차인원 수는 170만7734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부터 11월까지 평균 157만명이 지하철로 찾았지만, 12월 들어 전월 대비 10만4000명 증가한 것이다.

염정오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 상권분석팀장은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주변 유동인구량에 따라 평가 가치와 수익률도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유입인구량이 늘어나는 곳이라면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자영업 진출 등을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복고 트렌드로 인한 유입인구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수도 있어 이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80~90년대부터 명소로 잘 알려진 지역 중에서도 자체 동력으로 신규 유입인구를 꾸준히 발생시킬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일시적 요인에 따라 투자가치가 개선될 수 있지만 이것이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건설사들도 지역 토박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명소이면서도 신규 유입인구 창출이 가능한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상가분양에 나서고 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예전부터 '원천유원지'로 잘 알려진 광교 호수공원 주변이 투자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영장과 바이킹 등의 놀이기구가 있었던 원천유원지는 수원 지역민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명소로 1977년에는 국민 관광지로도 지정된 바 있다. 광교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현재는 광교 호수공원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광교 원천호수와 바로 접한 D3블록에서는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이 공급된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최고의 데이트 명소로 꼽히던 미사리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미사리는 '조정경기장'과 '경정공원 워밍업장', '망월천' 등이 위치해 예전부터 수변 라이브 카페가 활성화됐던 곳이다. 미사리에서는 망월천과 바로 접한 근린상업지구2 C5-1블록에 '에코브릿지' 상가가 분양 중이다.

충북 청주에서는 호암저수지 일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호암저수지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준공됐으며 수려한 풍광과 함께 붕어·잉어 낚시터로 잘 알려진 명소다. 현재는 호암저수지를 중심으로 오창 호수공원이 들어섰고 인근에 터미널 신설 등 개발호재가 있어 투자가치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오창 호수공원 인근에서는 복합테마상가인 'LK트리플렉스2'가 분양 중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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