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2 19:29:20
기사수정 2016-02-02 19:29:20
PGA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우승 스네데커에 1타차 뒤져
1년7개월 만에 최고의 성적
세계랭킹 344위→137위로
상반기 선전땐 올림픽 출전도
프레지던츠컵 부단장도, 골프 올림픽 남자대표팀 감독도 아니었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46·SK텔레콤)는 아직 녹슬지 않은 필드 위의 선수였다.
사실 최경주는 그동안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19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10위 내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5위 안에 단 두 번 들었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대회에도 선수가 아닌 인터내셔널팀 부단장으로 나서야 했다. 또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복귀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꿈이 간절했지만 세계랭킹이 300위권 밖으로 처져 선수로 출전할 길이 난망했다. 다행히 대한골프협회(KGA)로부터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올림픽 무대를 밟는 길은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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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가 2일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최종 4라운드 17번홀에서 아이언샷을 날린 뒤 눈을 질끈 감으며 아쉬워하고 있다. 최경주는 이 샷이 그린까지 미치지 못했지만 파 세이브했다. 샌디에이고=AP연합뉴스 |
이처럼 부진하던 최경주가 실로 오랜만에 우승 경쟁을 다퉜다. 비록 그는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대회’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8개월 만의 통산 9승째를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최경주는 2일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속개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6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5개로 76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전날 72홀을 홀아웃한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1타 차로 뒤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4년8개월 만의 우승이 무위에 그쳤지만 2014년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공동 2위 이후 1년7개월 만에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최경주는 전날 강풍과 폭우 등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인 10번홀까지 3타를 잃어 스네데커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렸다. 최경주는 18번홀(파4)에서 10m가 넘는 내리막 버디 퍼팅이 홀 왼쪽으로 벗어났고, 이 순간 퍼팅 그린에서 연장전에 대비해 연습 중이던 스네데커는 부인, 두 아이 등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스네데커는 연장전에 대비해 대회장에 나와 연습 중이었다.
지난해 큰 아들의 대학 입시와 프레지던츠컵 부단장 활동으로 투어에 전념하지 못해 부진했다는 최경주는 올 시즌 부활을 자신했다. 올림픽 출전뿐만 아니라 5년간의 투어 출전권이 올 시즌 만료되기 때문이다. 70만2000달러(약 8억4000만원)의 준우승 상금으로 그는 상금 랭킹을 176위에서 19위로 끌어올렸고, 세계랭킹도 334위에서 137위로 뛰었다.
한편 전날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3·미국)를 꺾은 ‘어린 왕자’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은 랭킹이 204위에서 113위로 뛰었다. 올림픽 출전선수가 가려지는 7월11일까지 최경주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다면 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