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2 18:51:02
기사수정 2016-02-02 23:10:01
‘야 대표 선물’ 안 받았다가 혼쭐난 현기환 정무수석
청와대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야당 대표가 보낸 선물을 거절했다가 논란이 일자 다시 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정무적 판단 오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민주는 오전 김 위원장 명의의 ‘황금강’이라는 난을 박 대통령 생일 축하 선물로 준비했다. 박수현 비서실장의 제안에 김 위원장은 축하난을 청와대에 보낼 것을 지시했고, 비서실은 오전 9시7분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박 비서실장이 직접 들고 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
|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이 2일 청와대 앞에서 정무수석실이 거절했다가 뒤늦게 받기로 한 박근혜 대통령 생일 축하난을 기자들에게 보이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그러나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9시54분쯤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사양하겠다”고 거절했다. 당 비서실은 다시 “야당 대표가 보내는 난”이라고 밝혔지만, 정무수석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에 제동을 건 야당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는 전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준비한 박 대통령과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도자기와 축하난, 한과 세트를 전달받았다.
뒤늦게 박 대통령은 축하난 거부 사실을 보고받자 현기환 정무수석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국 대변인은 “정무수석은 (야당이)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난을 주고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양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며 “박 대통령이 나중에 보고를 받고 크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오후 4시20분쯤 박 비서실장과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축하난을 전달했다. 이 실장은 “오전에 계속된 회의로 인해 제대로 챙기지 못해 이런 실수가 빚어진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는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 국민의당에는 박 대통령 명의의 축하 화환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2시간 정도 비빔밥을 메뉴로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에 앞서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박흥렬 경호실장, 수석비서관, 특보 등과는 오찬을 같이 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